1. EXPERTCOLUMN
사물인터넷
비즈니스
어프로치(1)
부산대학교 사물인터넷 연구센터 교수
(사물인터넷 전략연구소 소장)
2013년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침체된 국내 경기를 활성화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창조경제를 기치로 내걸었으
며,창조경제의핵심동인으로사물인터넷(InternetofThings)
을지목한바있다.이후몇몇전문가들을중심으로시작된사물
인터넷에 대한 관심은 이제는 모든 산업분야의 최대의 화두가
되었으며,하루가멀다하고관련제품이쏟아질정도로많은이
들의주목을받고있다.
그러나스마트폰과일대일로연결되는단편적인제품들만소개
되거나사물인터넷시대는이럴것이다라는희망에찬가설들만
이 난무할 뿐, 아직까지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사물인터넷이
구체적으로적용된사례들을찾는것은쉬운일이아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물인터넷은 M2M이나 USN과 다를 것
이없다면서과거의경험을근거로사물인터넷거품론을논하는
사람들이벌써부터보이기도한다.그도그럴것이,2014년여름
가트너가발표한하이프사이클(HypeCycleforEmergingTec
hnologies)을보면사물인터넷은이미관심고조기(PeakofInfl
atedExpectations)에와있으며,앞으로2년정도는환멸의굴
곡기(TroughofDisillusionment)혹은실망기를겪으며그기
대가꺾일것임을예측하고있다.
어떤새로운기술이등장하면관심이고조되었다가기대했던것
만큼의구체적인것이나타나지않으면서실망하고관심도줄어
드는것은어쩌면너무나도당연한현상일것이다.그러나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사물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기다리
는 사람들은 거품이 꺼지는 것을 보며 낙심하기보다는 그 이후
김학용부산대학교사물인터넷연구센터교수
(사물인터넷전략연구소소장)
(budopar@gmail.com)
2015. MARCH/APRIL 21
2. 에본격적으로펼쳐질사물인터넷시대를준비해야할것이다.
사물인터넷 기술에 대한 하이프 싸이클(Hype Cycle)
문제는 그 이후의 비즈니스의 모습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것이
다.기업들은뭔가를준비해야하는데,뭐를준비해야할지몰라
서막막하다.어떤제품에센서와통신모듈을달아스마트한제
품을 출시해봤자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새로운 상품
이 출시될 때마다 언론에서는 많은 관심을 보이는데 정작 고객
들의반응은그만큼그리뜨겁지않다.아직시장이성숙되지않
았다거나가격이비싸다거나디자인이형편없는등여러이유가
있겠지만, 냉정하게 말하자면 그 제품이 ‘쓸모가 없기 때문’이
다.기존방식으로상품을기획하니새로운것을기대하는사용
자들이그상품을선택할어떠한이유나명분도없는것이다.
사물인터넷시대에맞는새로운고객가치를제공하기위해서는
디바이스보다서비스관점에서접근해야한다고모두들말하지
만,정작‘서비스’가뭔지를모르는것도이유중의하나다.서비
스는사용자가필요로하는것을먼저알아서해주는것이다.안
주가 아쉬울 즈음이면 땅콩같은 서비스 안주를 가져다 주는 호
프집사장님도서비스의개념을아는데,정작최첨단‘아이오티’
기술을하는엘리트들은서비스의개념을잘모른다.뭔가디바
이스만 만들어 놓고 잘 팔리지 않는다고 호프집 사장님에게 한
탄만한다.
서비스는 이러한 디바이스가 제공하는 새로운 기능이 아니다.
그런기능이나그디바이스가생성해내는데이터를통해사용자
를감탄하게하거나만족스러워하도록하는것이서비스다.레
스토랑에서 웨이터가 음식을 가져다 주는 것이 서비스가 아니
다. 그것은 단지 배달 기능일 뿐이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가
져다 주면서 내가 대우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해주는 바로
그것이서비스다.그서비스의수준은사용자의지불의향에의
해평가된다.
여기서우리는두가지문제에직면한다.하나는어떤방식으로
그런기능을구현하고데이터를이용해야사용자가감탄하거나
만족스러워하느냐하는것과,다른하나는그런서비스에대해
어떤 식으로 돈을 지불하게 하느냐 하는 것이다. 사물인터넷은
사람과 사물과 데이터를 연결하는 기술이 아니라, 이러한 비즈
니스관점의문제를해결하는데사용되는수단이되어야한다.
이런이야기를하고자3회에걸친연속기고를하고자한다.‘사
물인터넷 비즈니스 어프로치’에 대한 연속 기고에서, 사물인터
넷개념을바탕으로비즈니스를만들어나가는5가지전략에대
해소개할것이다.이러한전략들은산업별특성에따라적용이
가능할수도있고그렇지않을수도있다.특정한산업분야에서
는동시에여러개의전략을함께도입할수도있을것이다.
그5가지전략은다음과같다.(1)구체적인고객혜택을제공하
라.(2)기존의서비스프로세스에IoT기술을적용하라.(3)이
용자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제품을 출시하라. (4) 개인 특화 서
비스를 제공하라. (5) 고객 반응형 마케팅을 실시하라. 이번 회
에서는첫번째전략에대해살펴보도록할것이며,다음회부터
는나머지전략들을두가지씩살펴보기로한다.
(1) 구체적인 고객 혜택을 제공하라
최근에 ‘사물인터넷 디바이스’라는 수식어와 함께 소개되는 제
품들을보면,솔직히그제품이왜사물인터넷디바이스인지알
수없는경우가허다하다.어떤제품들은여러종류의센서와마
이크로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어서 단독으로 주변 상황을 분
석하고그에대응할수있는것들도있고,또어떤제품들은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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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스마트폰과일대일로연결만되는것들도있다.
이러한 제품들은 주로 새로운 기능이나 고성능을 앞세우며 소
비자들에게다가가려하지만,사용자들로부터외면당하기일쑤
다.몇천원이면살수있는전기플러그에원격제어기능이들
어가면 10만원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기존의 제품들보다 가
격도 몇배 이상 비싼 데다가, 딱히 새로운 기능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런 제품들은 대부분 고객의 니즈
나기대에대한깊은고민없이‘시장선점’이라는명분하에만들
어진결과물인경우가많다.
이러한문제를해결하며,소비자들에게다가갈수있는가장직
관적인방법은소비자에게눈에보이는구체적인혜택을제공하
는것이다.즉,이제품이있으면편해진다거나예뻐진다는추상
적인말보다는,돈이얼마가절약이된다든지,살이얼마나빠진
다든지하는구체적인고객혜택을제공해야한다.실제로이런
전략과함께출시된상품들은나름시장을형성해나가고있다.
구글이인수한것으로잘알려진네스트의학습형온도조절기나
사용량 기반의 자동차보험 혹은 건강보험 상품과 같은 것들이
대표적인예에해당한다.
네스트(Nest)의러시아워리워드(RushHourRewards)
프로그램
2014년1월구글은32억달러라는거금을주고네스트를인수했
다.2011년125억달러에모토로라(MotorolaMobilityHoldin
gs)를인수한이후가장큰금액이었다.네스트는애플에서아이
팟을 개발했던 토니파델이 2010년에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당
시스마트온도조절기와연기감지기와같은스마트홈디바이스
를만들던기업이었다.이런벤처기업을우리돈으로무려3조4
천억원을,그것도전액현금을주고인수한것이다.
구글의네트스인수배경에대해서는스마트홈시장에본격적으
로진입하기위해서라는이야기부터집안에서일어나는일들을
바탕으로더욱정밀한광고를전하기위해서라는이야기까지많
은 이야기들이 있었다. 네스트 인수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이
든간에,그러한목적을달성하기위해서중요한것은네스트의
제품들을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널리 보급하는 것이었다.
네스트의학습형온도조절기(LearningThermostat)는판매가
가249달러이며,이를설치하는데도최소99달러이상이필요한
부담스러운제품인데말이다.
가정용 온도조절기를 잘 이용하면 최대 전력 수요를 낮출 수 있다(출처 : MIT Technology
Review)
이를위해네스트가선택한방법중의하나는러시아워리워드
(Rush Hour Rewards) 프로그램이다. 러시아워 리워드는 출
퇴근시간(rush hour)처럼 혼잡한 시간대에 자동차 대신 대중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함으로써 교통 혼잡을 줄이는 것처럼,
오전에 미리 냉방을 함으로써 전력소모가 많은 오후 시간대에
전력사용량을줄이도록하는것이다.그렇게함으로써블랙아
웃(blackout)을 막기 위해 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해야 하는 비
용을 줄이고 그 돈을 프로그램 참여자에게 보상으로 돌려주자
는생각이다.
네스트는학습형온도조절기에들어가있는인공지능(machine
learning)기술을활용하면지역전력회사들이여름에블랙아웃
을막기위해들여야하는막대한비용을줄여줄수있다는사실
을알게되었고,오스틴에너지(AustinEnergy)등과같은지역
전력회사들로부터의 지원을 끌어내게 된다. 만약, 어떤 사람이
네스트의 온도조절기를 구매하며 러시아워 리워드 프로그램에
가입을하게되면,전력회사는최소100달러에서많게는249달
러에 해당하는 구매 비용을 지원해 준다. 또한, 매년 여름 20달
2015. MARCH/APRIL 23
4. 러에서 60달러를 추가로 보상해준다. 온도조절기 구매자는 연
간전기료의20%에해당하는260달러정도의전기료를추가로
절약할 수 있다. 네스트의 온도조절기를 구매할 명분이 분명해
진셈이다.2014년8월말현재러시아워리워드프로그램은8개
의전력회사와파트너십을맺을정도로활성화되고있다.
사용량기반의서비스(Usage-BasedService)
몇년전에모다이렉트자동차보험사는‘적게타면적게내는보
험’이라는캐치프레이즈를내걸고자동차보험상품을판매했던
적이있었다.이상품의경우,보험개시시점과만료시점에자
동차계기판의주행거리를카메라로찍어서전송하면약정거리
이하로탄고객들에게는10%정도보험료를할인해주는상품이
었다.지금은조금시들해졌지만,상품출시초기에는일평균2
만5천 명 이상의 가입자가 몰리는 등 많이 타지 않으면서 비싼
보험료를내야했던젊은직장인에게인기가많았었다.
지난 달 흥국화재는 KT와 함께 UBI(Usage-Based Insuran
ce)자동차보험상품을출시하겠다고밝혔다.UBI자동차보험
은말그대로사용량에따라보험료를달리하는상품을말한다.
개념적으로는기존의다이렉트보험사가출시한상품과동일하
지만, 계기판 사진을 찍는 대신에 PAYD(Pay-As-You-Drive)
장치를자동차의OBD(On-BoardDiagnostics)단자에연결해
서주행거리를확인한다는것이가장큰차이점이다.
또 다른 차이는 PAYD 장치가 단지 주행거리 정보만을 제공하
는것이아니라,운전시간,운전경로,더나아가급정거나급출
발과 같은 운전 습관까지도 파악해서 알려준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보험사는사고가적은지역에서더짧은거리를달리고더
안전하게운전하는고객들에게는최대30~40%까지보험료를
할인해줄수있다.
UBI 자동차 보험의 구조
10%도 적지 않은 금액인데 30~40%를 고객에게 돌려준다면
보험사는 손해를 볼 것 같지만,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가입
자는늘어나지만사고율(손해율)이낮아지는만큼보험사의비
용부담은줄어들고그에따른인건비등을절감할수있기때문
이다.해당상품의수익성에대해구체적으로분석된자료가없
어서가타부타말하기는쉽지않지만,이미전세계80여자동차
보험사들이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수익
성이보장됨을의미한다고할수있을것이다.
2011년3월가장먼저UBI상품을출시한미국의프로그레시브
(Progressive)의경우,20억마일에대한운전데이터를바탕으
로 상품을 출시했다. 적게 타고 안전하게 운전하는 고객들에게
는최대30%의보험료를돌려준다.보도자료에따르면,프로그
레시브는 2013년 말까지 누적으로 2백만 건 이상의 UBI 상품
가입자를유치했으며,이는자사전체보험료의10%를차지한
다고한다.또하나주목해야할것은,이러한상품의혜택을본
고객들은일반상품가입자보다19%이상보험유지기간이길
다고한다.
UBI 자동차 보험에 사용되는 PAYD 장치들 (프로그레시브, 메트로마일, 오토매틱링크)
사물인터넷기술을활용한자동차보험상품은신생보험사들이
더적극적으로수용하고있다.미국캘리포니아지역의신생보
험사인 메트로마일(Metromile)이 대표적인 보험사다. 이 보험
사는 보험료를 산출하는데 운전자의 운전 습관이나 운전 지역
등은이용하지않고오직운전거리만을이용한다.보험료청구
건의30%만이운전습관과관련해서발생하기때문이다.
이러한상품들은적게타면혜택을보지만많이탄다고해서보
험료를 추가로 내지는 않는다는 것이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다.
반면에 자동차를 많이 타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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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을수도있다.(국내의경우연간7,000Km이상주행하는차가
전체의75%정도에해당한다.)
사용량을기반으로고객에게혜택을제공하는방법은건강보험
에도적용될수가있다.그러나건강보험상품의경우,자동차보
험과는달리운동을많이하면할수록보험료를되돌려준다.미
국 뉴욕을 거점으로 하는 건강보험회사인 오스카 헬스(Oscar
Health)는고객중희망자에한해스마트밴드를무상으로제공
할뿐만아니라,매일주어지는목표걸음수를달성할때마다1
달러씩보상을하는상품을출시했다.
연간최대240달러까지적립이가능하며,이를상품권으로제공
하고있다.이상품에가입하는고객들은스마트밴드로받고건
강도 지키고 추가적인 용돈까지 받을 수 있으니 일석삼조의 효
과를 보는 셈이다. 보험사의 경우도 고객이 건강해지면 손해율
을줄일수있기때문에의료비가비싼미국이나유럽의여러나
라에서는비용을크게줄일수있다.
보험사뿐만아니라,기업들도자사직원들의건강관리를위해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영국계 기업인 BP(Briti
shPetroleum)America는StayWellHealthManagement와
함께 직원들을 대상으로 ‘도전 100만보(Million Step Challen
ge)’프로그램을운영하고있다.
이프로그램에가입한직원들에게는스마트밴드를무료로제공
하며, 100만보 달성 시마다 포인트를 적립해 준다. 최초 100만
보달성시500포인트를제공하고,추가100만보마다250포인트
를제공한다.최대1,000포인트를적립할수있으며,이경우현
금으로1,000달러를보상해준다.직원들의경우자신의건강도
지키면서용돈도벌수있고,회사의경우직원들의업무생산성
을높이고의료비지원비중을낮출수있는장점이있다.
자동차보험이나건강보험에서사용된것처럼사용량을기반으
로 고객에게 구체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비즈니스 어프로치는
보험분야뿐만아니라다른분야에도적용될수있다.
헬스클럽이나다이어트센터같은곳은대표적인분야가될것
이다.꾸준히운동을하는고객이나열심히운동해서체중감량
목표를 달성한 고객들에게는 보상을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고 더 오랜 기간 동안 고객을 유지
할수있을것이다.사물인터넷관련비즈니스를말하라면,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디바이스나 독특한 아이디어를 말하곤 한다.
하지만 하늘 아래 새로운 디바이스나 새로운 서비스는 거의 없
다고생각한다.물론,시간이지나면서생각지도않았던것들이
인터넷에연결되고생각지도않았던데이터들의조합이새로운
서비스를만들어낼가능성은크다.
그러나 그러기까지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그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기존의 제품들이 만들어내는 데이터
를활용할수있도록하거나혹은기존의서비스절차를사물인
터넷기술을이용해서단순화하거나효율화하는식으로사물인
터넷시대를맞이해야할것이다..
오스카 건강보험 가입자에게 무상으로 제공되는 스마트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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