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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013 Issue 1, No.134
116 DBR 2013 No.134
M
인문학자기계발혁신운영관리재무회계마케팅HR전략
위기가닥쳤을때는이미늦다.위기가아닐때,사방이잠잠해서폭풍우가몰아칠것이
라고도저히예상할수없을때야말로위기관리의최적타이밍이다.위기관리차원에
서올상반기주목할만한사건4가지가있었다.포스코에너지는위기관리를잘한편이
다.기업과개인을분리해서조치했고스스로를평가하고비판하는내용을여과없이
내보내 여론 개선에 힘썼다. 반면 남양유업과 CJ, 윤창중 전 대변인에 대한 청와대의
후속조치등은그다지매끄럽지못했다.미숙하거나단시안적반응으로사태를더나
쁘게만들었다.이들은위기관리가필수인오늘날기업들에좋은반면교사가된다.
위기관리를 제대로 못하는 조직과 잘하는 조직 사이
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못하는 조직은 사건이 터지
고 나서야 위기관리를 시작한다. 잘하는 조직은 위기
가 터지기 전, 평소에 위기관리를 한다. 키신저 전 미
국 국무장관은 “이슈를 무시하는 것은 위기를 초대하
는 것과 같다(An issue ignored is a crisis invited)”
고 말한 적이 있다. 여기서 이슈란 ‘잠재된 위기’의 의
미다. 위기관리를 잘하는 조직은 잠재된 위기 요소가
무엇인지 정기적으로 찾아내서 선제적 조치를 취한
다. 이런 위기관리 방법은 스스로의 실수나 잘못으로
발생할 수 있는 대형 위기 자체를 억제한다. 제대로 된
위기관리의 90%는 평상시에 이뤄진다.
올해 상반기 주목해야 할 네 가지 위기 사건이 있다.
대기업 임원의 스튜어디스 폭행, 대리점주에 대한 영
업사원의 폭언, 대변인의 인턴 성추행, 횡령과 배임으
로 인한 오너 구속이 그것이다. 독자 여러분이 포스코
에너지, 남양유업, 청와대, CJ의 최고의사결정자라
고 상상해보자. 이런 상황에서 최고의사결정자는 어
떻게 해야 할까?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 위기관
리를 제대로 하고 싶다면 다른 기업의 위기관리 뉴스
를 흥밋거리로만 읽어 넘기거나 직원들이 올리는 분
석 보고서를 읽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다른 기
업의 위기 상황을 스스로에게 적용해보면서 우리라면
과연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임원들과
의사결정 게임, 즉 위기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것이 중
요하다. 일 년에 단 하루만이라도 이런 시간을 가져보
자. 이는 발생할 수 있는 위기로부터의 피해를 최소화
하는 좋은 방법이다.
사건 1 포스코에너지 임원의 스튜어디스 폭행 사건
이 사건의 핵심은 한 임원(W 상무)의 폭행이라는 개
인의 잘못된 행동이다. 황은연 포스코 부사장이 “창피
하지만 45년간 ‘갑 노릇’만 해온 포스코 문화에서 언
젠가 분명히 터질 일”이라고 말하기는 했지만 일반인
의 입장에서는 포스코의 임원이 당연히 W 상무처럼
행동할 것이라고 예상하기 어렵다. 이럴 때 위기관리
조치의 핵심은 잘못을 저지른 개인과 기업을 분리하
고 거리를 두는 것이다. 실제 포스코에너지는 보직 해
임, 본인 사표 제출, 사표 수리라는 수순을 밟으며 이
런 전략을 실행했다. 물론 좀 더 적극적인 위기관리를
한다면 처음부터 사퇴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사건에서 포스코는 비교적 위기관리를 잘했다
고 평가할 수 있다.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사건 초
기, 포스코 측 담당자가 “서비스에 불만이 있어서 항
의하던 중에 손에 들고 있던 잡지가 승무원 얼굴에 스
친 것”이라며 일방적으로 W 상무를 두둔하는 듯한 해
명을 SBS 뉴스에 내보낸 것이다. 사실이 제대로 파악
되지 않은 시점에서는 중립적인 태도를 지켜야 한다.
폭풍이몰려온다,
당신이CEO라면…
김 호 더랩에이치 대표 hoh.kim@thelabh.com
위기 관리 트레이닝
편집자주
※이원고는더랩에이치에서2013년발간한<쿨커뮤니케이션리포트:그들은과연쿨하게사과했을까?>의내용을기반으로작성된것입니다.
Highlight
www.dongabiz.com 117
또한 “신속하고 투명한 조사 후 즉각적 조치를 약속”
하는 입장을 전달했어야 한다.
포스코의 위기관리에서 한 가지 눈여겨볼 점은 ‘스
스로 때리기’다. 포스코는 사건이 마무리된 이후인 지
난 5월22일 정준양 회장과 계열사 전체 임원이 윤리실
천 다짐대회에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갤럽에 의
뢰해 실시한 이미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일반인 10명 중 8명은 승무원 폭행사건으로 포
스코 명성이 손상을 입었으며 10명 중 5명은 이미지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조사
결과는 언론에 그대로 보도됐다. 과거 기업들은 이런
조사를 하더라도 부정적 결과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
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포스코는 의외의 방식
을 취했다.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전문업체인 밍글스
푼의 송동현 대표는 이를 두고 “위기 평가를 통한 사
후 위기관리의 새로운 방식”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
국 도미노피자에서 이와 유사한 사례를 볼 수 있다. 이
들은 뉴욕 타임스퀘어의 비싼 광고판을 이용해서 구
매 소비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올리는 긍정과 부정의
평가를 실시간으로 공개했다. 이는 자신들의 잘못과
약점을 스스로 공개해서 공중의 신뢰를 얻기 위한 것
으로 ‘전략적 투명성’을 잘 활용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사건 2 남양유업의 밀어내기 및 폭언 사건
남양유업의 위기관리에서는 다섯 가지에 주목하자.
첫째, 이들은 처음부터 위기 사건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규정했다. 얼핏 보면 이 사건은 포스코에너지처
럼 남양유업 영업사원이 한 대리점주에게 폭언을 했
다는 잘못된 행동이 공개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하지
만 폭언 내용이 사회적으로 이슈화하면서 일반인들은
남양유업이 평소 대리점주들에게 ‘밀어내기’를 관행
적으로 저질렀고 불공정하게 대우했다는 의심을 갖게
됐다. 즉 이번 사건은 처음부터 한 사람의 잘못된 행동
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잘못된 관행이 핵심이었다. 하
지만 남양유업은 5월4일 올린 첫 사과문에서 이 사건
을 해당 영업사원의 사표 제출과 수리, 관리자 문책 등
으로 넘어가려고 했다. 사건을 조직의 잘못이 아닌 개
인의 잘못으로 몰아가려고 했으나 이는 잘못된 전략
이었다. 이 사건은 포스코처럼 ‘거리 두기’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었다.
Highlight
118 DBR 2013 No.134
둘째, 남양유업 영업사원의 폭언 파일이 공개된 것
은 지난 5월 초다. 하지만 잠재적 위기는 이미 1월부터
떠오르고 있었다. 올 1월 대리점주들은 ‘비열한 남양’
이라는 인터뷰 다큐를 만들어 공개하기 시작했다. 같
은 달 대리점주들은 공정거래위원회에 ‘본사 상품 강
매 떡값 요구’를 이유로 남양유업을 신고했다. 이때 남
양유업의 경영진이 실제 현장에서 떡값 요구가 있었
는지, ‘비열한’ 조치가 있었는지 몰랐다면 객관적인
조사를 즉각 실시하고 대리점주들을 설득했어야 했
다. 하지만 남양유업은 1월30일 피해자인 대리점주들
을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하고 대리점 계
약해지를 통보했다. 이는 ‘최악의 위기관리’라고 할
수 있는데 피해자들을 더 분노하게 만들었고 결국 위
기를 스스로 증폭시켰다.
셋째, 악화된 여론에 대응하기 위해 남양유업은 5월
4일과 9일, 두 차례에 걸쳐 사과문을 발표했는데 이는
별 효과가 없었다. 필자가 속한 더랩에이치에서는 조
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서 남양유업
제품의 특성을 고려해 전국 20∼40대 여성을 대상으
로 1차 및 2차 사과문의 효과를 두 차례 조사했다. <표
1>에서 보듯 소비자가 ‘사과문을 받아들이는 정도’에
서만 일부 개선 효과가 있었을 뿐 전체적으로 사과문
의 효과는 1차와 2차에 차이가 없었다.
남양유업의 사과가 진정성을 의심받고 효과가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위기관리 방법인 사과 행위의 진정
성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사과 행위 이
전과 이후 기업이 어떤 행동을 하느냐다. 남양유업은
1, 2차 사과를 하기 전후에 피해자 고소, 잘못에 거짓
말을 했고 오너는 주식을 처분했다. 오너가 사과 회견
[그림1] 남양유업 위기 사건에 대한 소셜미디어 유형별 시계열 트렌드 분석
(자료 제공: 커스토머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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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 남양유업 사과문의 효과 측정 결과
1차사과(2013.5.4) 2차사과(2013.5.9)
조사 지역 서울, 경기, 충청, 전라, 경상
조사 대상
20, 30, 40대
여성 400명
(2차 사과와의 비교를
위해 300명 가중치 적용)
20, 30, 40대
여성 300명
조사 일정 2013. 5. 8-9일 2013. 5. 9-10일
신뢰도 95% 신뢰수준의± 5.4%
사과문효과측정항목
평판(reputation) 효과 30.05 30.98
책임감(responsibility) 효과 30.01 30.27
사과문을 받아들이는 (account
acceptance) 효과
25.32 30.13
공감(sympathy) 효과 27.30 25.76
구매의도(purchase intention) 유지 효과 33.83 33.59
분노(anger) 줄이는 효과 26.39 25.43
용서(forgiveness) 효과 27.81 27.19
부정적 입소문(negative word of mouth)
줄이는 효과
37.97 38.76
종합 평균 29.84 30.26
사과문의 효과 측정을 위한 설문지는 Cooms & Holladay(2008) 설문지를 번역 사용. W. Timothy
Combs & Sherry J. Holladay (2008). Comparing apology to equivalent crisis response strategies:
Clarifying apology’s role and value in crisis communication. Public Relations Review. Vol 34. Issue
3. 252-257. (7점 척도로 조사한 것을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결과)
Highlight
www.dongabiz.com 119
장에는 나오지 않았을 뿐 아니라 위기가 진행되는 중
주식을 처분해 현금화했다. 그 어떤 사과문도 효과가
없을 수밖에 없다.
넷째, 남양유업 사원의 폭언 파일을 청취한 경험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조사한 결과, 26.9 대
34.4(1차 사과), 28.4 대 35.9(2차 사과)로 청취한 적
이 있는 사람일수록 사과문을 본 후에도 부정적으로
판단했다. 폭언 파일은 소셜미디어가 있어서 공개가
가능했다. 남양유업 사태에서 소셜미디어 채널은 어
떤 영향을 미쳤을까? 마케팅 컨설팅 업체인 커스토머
인사이트에서 소셜미디어 모니터링 도구인 레디안식
스(Radian 6)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 트위터, 블로그, 페이스북은 남양유업 사태에
서 부정적인 뉴스를 확산시키는 주요 채널이었다. 커
스토머인사이트의 분석(3월20일∼6월14일)에 따르
면 남양유업 사태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5월2일 이후
소셜미디어상 버즈(buzz) 발생량은 경쟁사인 매일유
업이나 서울우유의 40배를 넘어섰으며 남양유업의 기
존 버즈와 비교하면 1518배에 달했다. 물론 상당량의
버즈는 남양유업을 질타하는 내용이었다.
다섯 번째, 남양유업은 2차 사건 이후 대리점들과의
협상 과정에서도 많은 갈등을 만들어냈다. 남양유업
과 비슷한 상황에서 팀버랜드의 최고경영자 제프 스
워츠가 취했던 해결방식을 참고할 만하다. 2009년 6
월 그린피스 지지자들은 팀버랜드가 브라질에서 사들
이는 가죽이 산림 파괴는 물론 노예 노동자 양산, 아마
존 토착민 방출 등을 야기할 가능성을 경고하는 편지
를 보냈다. 이 편지는 무려 6만5000통에 달했다. 팀버
랜드 임원들은 브라질에서 구매하는 가죽이 전체 구
매량의 7%에 불과하니 거래처를 바꾸고 ‘앞으로 브라
질에서 안 사겠다’고 선언하며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
할 것을 건의했다. 하지만 스워츠 대표는 그린피스의
문제 제기가 의미를 지닌다고 판단하고 조사에 착수
했다. 그리고 공급업체들이 어떤 소에서 가죽을 얻는
지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놀
랍게도 그는 그린피스와 손잡고 가죽의 원산지 추적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 시스템을 협력업체에 적용해
환경훼손 지역에서는 가죽을 공급하지 않도록 조치했
다. 나이키도 이런 접근 방식을 따라 유사한 정책을 폈
다. 2009년 7월29일, 팀버랜드를 압박하던 그린피스
는 팀버랜드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기에 이른다. 만약
남양유업이 이번 사태에서 참여연대와 같은 제3의 기
관에 대리점과의 협상 중재를 요청하고 그 결과를 역
시 제3의 기관에서 발표하도록 했다면 신뢰를 얻는 데
훨씬 도움이 됐을 것이다.
사건 3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사건
윤창중 전 대변인의 대통령 방미 기간 중 인턴 성
추행 사건은 위기관리 면에서 매우 독특한 사건이
다. 홍보(공보)팀, 특히 대변인은 위기관리자(crisis
manager)의 역할을 수행하는 자리인데 이번 사건
은 오히려 대변인이 위기유발자(crisis maker)가 됐
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에서 청와대는 어떤 전략을 취
해야 했을까? 우선 박근혜 대통령의 귀국 시점을 중
심으로 3단계로 나눠 위기 대응 전략을 마련했어야 했
다. 귀국 비행시간 등을 활용해 전략을 수립할 시간이
충분했는데도 청와대는 위기를 전혀 통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위기 발생은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두 가지 현상
을 의미한다. 첫째, 위기란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므로
여론과 언론의 입장에서 궁금한 것이 많아진다. 즉 위
기 사건에 대한 정보 공백이 갑작스럽게 발생한다. 위
기관리 분야에서는 이를 ‘정보의 진공(information
vacuum)’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달리 말하면 학교에
서 배운 6하 원칙(5W1H)이 금방 채워지지 않는 현상
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위기 상황에서 여론과 언론이
궁금해 하는 것은 <표 3>과 같다.
위기 상황에서 당사자(실수나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나 조직)는 보통 5W1H 중 1의 영역에 대해서는 사실
을 비교적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위기 당사자 입장에
서도 이 부분의 정보를 빨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2의 영역, 즉 책임성의 문제나 원인, 대처 방안에
대해서는 1의 영역에 비해 정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위기 사고가 발생하면 1
의 영역에 대해서는 사실이 수집되는 대로, 가능하면
언론이 추측성 기사를 내기 전에 당사자(예: 청와대)
가 먼저 발표하고 2의 영역에 대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원칙론을 언급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청와대는
[표2] 위기 상황에서 5W 1H의 1과 2의 영역
1의영역 2의영역
(1)What: 무슨 일이 발생했는가?
(2)Where: 어디에서 발생했는가?
(3)When: 언제 발생했는가?
(4)Who: 누가 책임질 일인가?
(5)Why: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가?
(6)How: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
Highlight
Highlight
120 DBR 2013 No.134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을 때 다음
과 같이 입장 발표를 했어야 한다: “5월○일 청와대는
윤○○ 대변인이 워싱턴에서 인턴사원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했음을 인지하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즉각
적으로 전격 경질했습니다. 이번 사고에 대해 대통령
과 청와대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향후 책임 소
재와 발생 원인, 구체적인 대처 방안에 대해 청와대 비
서실장 통제하에 조사와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이후
조사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청와대에서 브리핑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대통령이 귀국하는 순간, 여론과 언론은 대통
령의 입장을 매우 궁금해 하며 뉴스를 봤을 것이다. 하
지만 대통령은 관련자들과 악수만 나눈 뒤 청와대로
곧장 직행했다. 이것은 최선의 선택이 아니다. 위기 커
뮤니케이션 측면에서 볼 때 대통령은 다음과 같이 대
처하는 편이 좋았다. 비행기에 내려서 관련자들과 인
사를 나눈 뒤, 언론을 통해 국민에게 간단히 입장을 표
명하는 것이다. “국민 여러분께서 저의 미국 방문 중
발생한 대변인 경질과 관련해 많은 궁금증을 갖고 계
시고 속상하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대통령
으로 첫 미국 방문에서 열심히 뛰고도 이런 일이 발생
해서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께 매우 죄송하고 개인적
으로 속이 상했습니다. 지금 제가 국민 여러분께 드릴
수 있는 약속은 이번 사건에 대해 진상 조사를 철저히
해서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리겠다는 것과 조사 결과
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입니다. 동시에
이번 방미 기간 중 국익을 위해 미국과 논의한 사항들
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자세한 입장 및 조치 사항에 대해서는 추후 청와대 브
리핑을 통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건 4 CJ그룹 오너 구속 사건
대표적인 생활문화기업인 CJ그룹이 비자금에 주가
조작으로 조사를 받았고 횡령과 배임 혐의로 오너가
구속되는 수난을 겪었다. 사실 CJ그룹은 2008년에도
비자금 의혹으로 위기를 맞을 뻔한 경험이 있었다. 다
행인지 불행인지 당시에는 그냥 지나갔다. 사실 2008
년 의혹이 더 이상 파헤쳐지지 않고 지나갔을 때 CJ는
이를 ‘위기상황 종료’로 판단하기보다는 ‘위기상황 연
기’로 판단하고 선제적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 예를 들
어 당시 오너가 2선으로 잠시 물러나 잘못된 관행을
수정했다면 어땠을까?
위기 예방에서 ‘시대정신’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경제 민주화’가 중요한 사회
적 이슈로 떠올랐다. 이런 시대정신은 특정 기업에 기
회가 되기도 하지만 위험이 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기업과 다양한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예방책을 강구
해야 한다. 남양유업이나 CJ그룹의 경우 경제민주화
라는 시대적 흐름을 읽고 내부 관행을 보다 엄격한 시
각에서 살펴봤다면 위기를 상당히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설사 벌어졌더라도 위기관리 면에서 실제로
보여준 모습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 것
이다.
결론
과거 기업들은 시장의 소비자들만 신경 쓰면 됐지만
이제는 시민 여론까지 살펴야 하는 시대다. 저명한 경
영 사상가인 램 차란(Ram Charan)이 지적했듯 여론
에 신경 쓰는 노력이 기업 주가를 올리지는 못할지 몰
라도 시대정신과 여론을 무시해서 발생한 위기는 한
기업을 무너지게 만들 수 있다. 불행한 사건이 터지지
않았을 때, 위기라고 판단되지 않을 때, 이때야말로 바
로 위기관리에 나서야 할 때다. 사건 발생 이후는 이미
늦다.
필자는위기관리전문컨설턴트로한국외국어대에서불어와철학을전공하고미국마켓대에서
PR로석사학위를받았다.카이스트문화기술대학원에서기업의사과문을주제로박사논문을쓰고
있다.전세계29명만이가지고있는로버트치알디니의<설득의심리학>공인트레이너(CMCT)다.
글로벌PR컨설팅사에델만의한국법인대표를지냈으며저서로<쿨하게사과하라(정재승공저,
2011)>가있다.
[표3] 청와대가 활용할 수 있었던 위기 대응 주요 조치의 예
위기관리시점 가능한주요위기대응조치 위기대응주체
5월 9일 - 10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귀국 이전)
●
윤창중 당시 대변인 경질
●
윤창중 전 대변인 경질 사유를 간단하게 밝히고,
자세한 사항을 조사 중이며, 향후 지속적으로
브리핑하겠다고 약속
미국 현지
홍보수석; 한국
청와대 비서실장
5월 10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귀국)
●
자신의 입장에 대해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때에 귀국해야 하는 박근혜 대통령은 바로
차에 탑승할 것이 아니라 (귀국 기자회견까지는
아니더라도), 비행기에서 내려서 언론을 향해
간단한 입장 발표 후 차에 탑승
대통령
5월 11일 -
(박근혜 대통령
귀국 이후 시점 I)
●
여론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청와대가
수시로 브리핑을 통해 논란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위기 커뮤니케이션 전개
비서실장;
홍보수석
5월 11일 -
(박근혜 대통령
귀국 이후 시점 II)
●
논란이 진정되어 가는 시점에 대통령이 나서서
공개 사과와 함께 사람을 잘못 선발한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는 자책(mea culpa)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개선 노력과 의지 표명
대통령
DBR은 기존 국내 매거진과 확실히 다릅니다.
高純度경영콘텐츠
기존시사경제지의잡식성콘텐츠를지양합니다.기업경영에초점을맞춰심층적인콘텐츠를전달합니다.
현장형콘텐츠
DBR은단순히정보만을전달하지않습니다.현장의생생한케이스와실질적인솔루션을드립니다.
MBA출신의제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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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July DBR_Crisis Management_Hoh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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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116 DBR 2013 No.134 M 인문학자기계발혁신운영관리재무회계마케팅HR전략 위기가닥쳤을때는이미늦다.위기가아닐때,사방이잠잠해서폭풍우가몰아칠것이 라고도저히예상할수없을때야말로위기관리의최적타이밍이다.위기관리차원에 서올상반기주목할만한사건4가지가있었다.포스코에너지는위기관리를잘한편이 다.기업과개인을분리해서조치했고스스로를평가하고비판하는내용을여과없이 내보내 여론 개선에 힘썼다. 반면 남양유업과 CJ, 윤창중 전 대변인에 대한 청와대의 후속조치등은그다지매끄럽지못했다.미숙하거나단시안적반응으로사태를더나 쁘게만들었다.이들은위기관리가필수인오늘날기업들에좋은반면교사가된다. 위기관리를 제대로 못하는 조직과 잘하는 조직 사이 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못하는 조직은 사건이 터지 고 나서야 위기관리를 시작한다. 잘하는 조직은 위기 가 터지기 전, 평소에 위기관리를 한다. 키신저 전 미 국 국무장관은 “이슈를 무시하는 것은 위기를 초대하 는 것과 같다(An issue ignored is a crisis invited)” 고 말한 적이 있다. 여기서 이슈란 ‘잠재된 위기’의 의 미다. 위기관리를 잘하는 조직은 잠재된 위기 요소가 무엇인지 정기적으로 찾아내서 선제적 조치를 취한 다. 이런 위기관리 방법은 스스로의 실수나 잘못으로 발생할 수 있는 대형 위기 자체를 억제한다. 제대로 된 위기관리의 90%는 평상시에 이뤄진다. 올해 상반기 주목해야 할 네 가지 위기 사건이 있다. 대기업 임원의 스튜어디스 폭행, 대리점주에 대한 영 업사원의 폭언, 대변인의 인턴 성추행, 횡령과 배임으 로 인한 오너 구속이 그것이다. 독자 여러분이 포스코 에너지, 남양유업, 청와대, CJ의 최고의사결정자라 고 상상해보자. 이런 상황에서 최고의사결정자는 어 떻게 해야 할까?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 위기관 리를 제대로 하고 싶다면 다른 기업의 위기관리 뉴스 를 흥밋거리로만 읽어 넘기거나 직원들이 올리는 분 석 보고서를 읽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다른 기 업의 위기 상황을 스스로에게 적용해보면서 우리라면 과연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임원들과 의사결정 게임, 즉 위기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것이 중 요하다. 일 년에 단 하루만이라도 이런 시간을 가져보 자. 이는 발생할 수 있는 위기로부터의 피해를 최소화 하는 좋은 방법이다. 사건 1 포스코에너지 임원의 스튜어디스 폭행 사건 이 사건의 핵심은 한 임원(W 상무)의 폭행이라는 개 인의 잘못된 행동이다. 황은연 포스코 부사장이 “창피 하지만 45년간 ‘갑 노릇’만 해온 포스코 문화에서 언 젠가 분명히 터질 일”이라고 말하기는 했지만 일반인 의 입장에서는 포스코의 임원이 당연히 W 상무처럼 행동할 것이라고 예상하기 어렵다. 이럴 때 위기관리 조치의 핵심은 잘못을 저지른 개인과 기업을 분리하 고 거리를 두는 것이다. 실제 포스코에너지는 보직 해 임, 본인 사표 제출, 사표 수리라는 수순을 밟으며 이 런 전략을 실행했다. 물론 좀 더 적극적인 위기관리를 한다면 처음부터 사퇴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사건에서 포스코는 비교적 위기관리를 잘했다 고 평가할 수 있다.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사건 초 기, 포스코 측 담당자가 “서비스에 불만이 있어서 항 의하던 중에 손에 들고 있던 잡지가 승무원 얼굴에 스 친 것”이라며 일방적으로 W 상무를 두둔하는 듯한 해 명을 SBS 뉴스에 내보낸 것이다. 사실이 제대로 파악 되지 않은 시점에서는 중립적인 태도를 지켜야 한다. 폭풍이몰려온다, 당신이CEO라면… 김 호 더랩에이치 대표 hoh.kim@thelabh.com 위기 관리 트레이닝 편집자주 ※이원고는더랩에이치에서2013년발간한<쿨커뮤니케이션리포트:그들은과연쿨하게사과했을까?>의내용을기반으로작성된것입니다. Highlight
  • 3. www.dongabiz.com 117 또한 “신속하고 투명한 조사 후 즉각적 조치를 약속” 하는 입장을 전달했어야 한다. 포스코의 위기관리에서 한 가지 눈여겨볼 점은 ‘스 스로 때리기’다. 포스코는 사건이 마무리된 이후인 지 난 5월22일 정준양 회장과 계열사 전체 임원이 윤리실 천 다짐대회에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갤럽에 의 뢰해 실시한 이미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일반인 10명 중 8명은 승무원 폭행사건으로 포 스코 명성이 손상을 입었으며 10명 중 5명은 이미지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조사 결과는 언론에 그대로 보도됐다. 과거 기업들은 이런 조사를 하더라도 부정적 결과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 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포스코는 의외의 방식 을 취했다.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전문업체인 밍글스 푼의 송동현 대표는 이를 두고 “위기 평가를 통한 사 후 위기관리의 새로운 방식”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 국 도미노피자에서 이와 유사한 사례를 볼 수 있다. 이 들은 뉴욕 타임스퀘어의 비싼 광고판을 이용해서 구 매 소비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올리는 긍정과 부정의 평가를 실시간으로 공개했다. 이는 자신들의 잘못과 약점을 스스로 공개해서 공중의 신뢰를 얻기 위한 것 으로 ‘전략적 투명성’을 잘 활용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사건 2 남양유업의 밀어내기 및 폭언 사건 남양유업의 위기관리에서는 다섯 가지에 주목하자. 첫째, 이들은 처음부터 위기 사건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규정했다. 얼핏 보면 이 사건은 포스코에너지처 럼 남양유업 영업사원이 한 대리점주에게 폭언을 했 다는 잘못된 행동이 공개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하지 만 폭언 내용이 사회적으로 이슈화하면서 일반인들은 남양유업이 평소 대리점주들에게 ‘밀어내기’를 관행 적으로 저질렀고 불공정하게 대우했다는 의심을 갖게 됐다. 즉 이번 사건은 처음부터 한 사람의 잘못된 행동 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잘못된 관행이 핵심이었다. 하 지만 남양유업은 5월4일 올린 첫 사과문에서 이 사건 을 해당 영업사원의 사표 제출과 수리, 관리자 문책 등 으로 넘어가려고 했다. 사건을 조직의 잘못이 아닌 개 인의 잘못으로 몰아가려고 했으나 이는 잘못된 전략 이었다. 이 사건은 포스코처럼 ‘거리 두기’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었다. Highlight
  • 4. 118 DBR 2013 No.134 둘째, 남양유업 영업사원의 폭언 파일이 공개된 것 은 지난 5월 초다. 하지만 잠재적 위기는 이미 1월부터 떠오르고 있었다. 올 1월 대리점주들은 ‘비열한 남양’ 이라는 인터뷰 다큐를 만들어 공개하기 시작했다. 같 은 달 대리점주들은 공정거래위원회에 ‘본사 상품 강 매 떡값 요구’를 이유로 남양유업을 신고했다. 이때 남 양유업의 경영진이 실제 현장에서 떡값 요구가 있었 는지, ‘비열한’ 조치가 있었는지 몰랐다면 객관적인 조사를 즉각 실시하고 대리점주들을 설득했어야 했 다. 하지만 남양유업은 1월30일 피해자인 대리점주들 을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하고 대리점 계 약해지를 통보했다. 이는 ‘최악의 위기관리’라고 할 수 있는데 피해자들을 더 분노하게 만들었고 결국 위 기를 스스로 증폭시켰다. 셋째, 악화된 여론에 대응하기 위해 남양유업은 5월 4일과 9일, 두 차례에 걸쳐 사과문을 발표했는데 이는 별 효과가 없었다. 필자가 속한 더랩에이치에서는 조 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서 남양유업 제품의 특성을 고려해 전국 20∼40대 여성을 대상으 로 1차 및 2차 사과문의 효과를 두 차례 조사했다. <표 1>에서 보듯 소비자가 ‘사과문을 받아들이는 정도’에 서만 일부 개선 효과가 있었을 뿐 전체적으로 사과문 의 효과는 1차와 2차에 차이가 없었다. 남양유업의 사과가 진정성을 의심받고 효과가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위기관리 방법인 사과 행위의 진정 성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사과 행위 이 전과 이후 기업이 어떤 행동을 하느냐다. 남양유업은 1, 2차 사과를 하기 전후에 피해자 고소, 잘못에 거짓 말을 했고 오너는 주식을 처분했다. 오너가 사과 회견 [그림1] 남양유업 위기 사건에 대한 소셜미디어 유형별 시계열 트렌드 분석 (자료 제공: 커스토머인사이트) 12PM May 06 12PM Mar 15 14,000 12,000 10,000 8,000 6,000 4,000 2,000 12PM Apr 04 12PM Mar 25 12PM Apr 14 12PM Apr 24 12PM May 14 12PM May 24 12PM Jun 03 12PM Jun 13 Twitter: 12.278/ 108939 Videos Aggregator V V Blogs Comments V V Forums Facebook V V Mainstream NewsV ImagesV Forum RepliesV TwitterV Blog: 142/ 1891 Facebook: 70/ 739 Comments: 68/ 382 Forum Replies: 52/ 291 Mainstream News: 40/ 731 Aggregator: 39/ 264 Forums: 13/ 101 Images: 1/ 8 Videos: 1/ 52 [표1] 남양유업 사과문의 효과 측정 결과 1차사과(2013.5.4) 2차사과(2013.5.9) 조사 지역 서울, 경기, 충청, 전라, 경상 조사 대상 20, 30, 40대 여성 400명 (2차 사과와의 비교를 위해 300명 가중치 적용) 20, 30, 40대 여성 300명 조사 일정 2013. 5. 8-9일 2013. 5. 9-10일 신뢰도 95% 신뢰수준의± 5.4% 사과문효과측정항목 평판(reputation) 효과 30.05 30.98 책임감(responsibility) 효과 30.01 30.27 사과문을 받아들이는 (account acceptance) 효과 25.32 30.13 공감(sympathy) 효과 27.30 25.76 구매의도(purchase intention) 유지 효과 33.83 33.59 분노(anger) 줄이는 효과 26.39 25.43 용서(forgiveness) 효과 27.81 27.19 부정적 입소문(negative word of mouth) 줄이는 효과 37.97 38.76 종합 평균 29.84 30.26 사과문의 효과 측정을 위한 설문지는 Cooms & Holladay(2008) 설문지를 번역 사용. W. Timothy Combs & Sherry J. Holladay (2008). Comparing apology to equivalent crisis response strategies: Clarifying apology’s role and value in crisis communication. Public Relations Review. Vol 34. Issue 3. 252-257. (7점 척도로 조사한 것을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결과) Highlight
  • 5. www.dongabiz.com 119 장에는 나오지 않았을 뿐 아니라 위기가 진행되는 중 주식을 처분해 현금화했다. 그 어떤 사과문도 효과가 없을 수밖에 없다. 넷째, 남양유업 사원의 폭언 파일을 청취한 경험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조사한 결과, 26.9 대 34.4(1차 사과), 28.4 대 35.9(2차 사과)로 청취한 적 이 있는 사람일수록 사과문을 본 후에도 부정적으로 판단했다. 폭언 파일은 소셜미디어가 있어서 공개가 가능했다. 남양유업 사태에서 소셜미디어 채널은 어 떤 영향을 미쳤을까? 마케팅 컨설팅 업체인 커스토머 인사이트에서 소셜미디어 모니터링 도구인 레디안식 스(Radian 6)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 트위터, 블로그, 페이스북은 남양유업 사태에 서 부정적인 뉴스를 확산시키는 주요 채널이었다. 커 스토머인사이트의 분석(3월20일∼6월14일)에 따르 면 남양유업 사태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5월2일 이후 소셜미디어상 버즈(buzz) 발생량은 경쟁사인 매일유 업이나 서울우유의 40배를 넘어섰으며 남양유업의 기 존 버즈와 비교하면 1518배에 달했다. 물론 상당량의 버즈는 남양유업을 질타하는 내용이었다. 다섯 번째, 남양유업은 2차 사건 이후 대리점들과의 협상 과정에서도 많은 갈등을 만들어냈다. 남양유업 과 비슷한 상황에서 팀버랜드의 최고경영자 제프 스 워츠가 취했던 해결방식을 참고할 만하다. 2009년 6 월 그린피스 지지자들은 팀버랜드가 브라질에서 사들 이는 가죽이 산림 파괴는 물론 노예 노동자 양산, 아마 존 토착민 방출 등을 야기할 가능성을 경고하는 편지 를 보냈다. 이 편지는 무려 6만5000통에 달했다. 팀버 랜드 임원들은 브라질에서 구매하는 가죽이 전체 구 매량의 7%에 불과하니 거래처를 바꾸고 ‘앞으로 브라 질에서 안 사겠다’고 선언하며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 할 것을 건의했다. 하지만 스워츠 대표는 그린피스의 문제 제기가 의미를 지닌다고 판단하고 조사에 착수 했다. 그리고 공급업체들이 어떤 소에서 가죽을 얻는 지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놀 랍게도 그는 그린피스와 손잡고 가죽의 원산지 추적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 시스템을 협력업체에 적용해 환경훼손 지역에서는 가죽을 공급하지 않도록 조치했 다. 나이키도 이런 접근 방식을 따라 유사한 정책을 폈 다. 2009년 7월29일, 팀버랜드를 압박하던 그린피스 는 팀버랜드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기에 이른다. 만약 남양유업이 이번 사태에서 참여연대와 같은 제3의 기 관에 대리점과의 협상 중재를 요청하고 그 결과를 역 시 제3의 기관에서 발표하도록 했다면 신뢰를 얻는 데 훨씬 도움이 됐을 것이다. 사건 3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사건 윤창중 전 대변인의 대통령 방미 기간 중 인턴 성 추행 사건은 위기관리 면에서 매우 독특한 사건이 다. 홍보(공보)팀, 특히 대변인은 위기관리자(crisis manager)의 역할을 수행하는 자리인데 이번 사건 은 오히려 대변인이 위기유발자(crisis maker)가 됐 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에서 청와대는 어떤 전략을 취 해야 했을까? 우선 박근혜 대통령의 귀국 시점을 중 심으로 3단계로 나눠 위기 대응 전략을 마련했어야 했 다. 귀국 비행시간 등을 활용해 전략을 수립할 시간이 충분했는데도 청와대는 위기를 전혀 통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위기 발생은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두 가지 현상 을 의미한다. 첫째, 위기란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므로 여론과 언론의 입장에서 궁금한 것이 많아진다. 즉 위 기 사건에 대한 정보 공백이 갑작스럽게 발생한다. 위 기관리 분야에서는 이를 ‘정보의 진공(information vacuum)’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달리 말하면 학교에 서 배운 6하 원칙(5W1H)이 금방 채워지지 않는 현상 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위기 상황에서 여론과 언론이 궁금해 하는 것은 <표 3>과 같다. 위기 상황에서 당사자(실수나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나 조직)는 보통 5W1H 중 1의 영역에 대해서는 사실 을 비교적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위기 당사자 입장에 서도 이 부분의 정보를 빨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2의 영역, 즉 책임성의 문제나 원인, 대처 방안에 대해서는 1의 영역에 비해 정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위기 사고가 발생하면 1 의 영역에 대해서는 사실이 수집되는 대로, 가능하면 언론이 추측성 기사를 내기 전에 당사자(예: 청와대) 가 먼저 발표하고 2의 영역에 대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원칙론을 언급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청와대는 [표2] 위기 상황에서 5W 1H의 1과 2의 영역 1의영역 2의영역 (1)What: 무슨 일이 발생했는가? (2)Where: 어디에서 발생했는가? (3)When: 언제 발생했는가? (4)Who: 누가 책임질 일인가? (5)Why: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가? (6)How: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 Highlight Highlight
  • 6. 120 DBR 2013 No.134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을 때 다음 과 같이 입장 발표를 했어야 한다: “5월○일 청와대는 윤○○ 대변인이 워싱턴에서 인턴사원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했음을 인지하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즉각 적으로 전격 경질했습니다. 이번 사고에 대해 대통령 과 청와대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향후 책임 소 재와 발생 원인, 구체적인 대처 방안에 대해 청와대 비 서실장 통제하에 조사와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이후 조사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청와대에서 브리핑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대통령이 귀국하는 순간, 여론과 언론은 대통 령의 입장을 매우 궁금해 하며 뉴스를 봤을 것이다. 하 지만 대통령은 관련자들과 악수만 나눈 뒤 청와대로 곧장 직행했다. 이것은 최선의 선택이 아니다. 위기 커 뮤니케이션 측면에서 볼 때 대통령은 다음과 같이 대 처하는 편이 좋았다. 비행기에 내려서 관련자들과 인 사를 나눈 뒤, 언론을 통해 국민에게 간단히 입장을 표 명하는 것이다. “국민 여러분께서 저의 미국 방문 중 발생한 대변인 경질과 관련해 많은 궁금증을 갖고 계 시고 속상하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대통령 으로 첫 미국 방문에서 열심히 뛰고도 이런 일이 발생 해서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께 매우 죄송하고 개인적 으로 속이 상했습니다. 지금 제가 국민 여러분께 드릴 수 있는 약속은 이번 사건에 대해 진상 조사를 철저히 해서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리겠다는 것과 조사 결과 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입니다. 동시에 이번 방미 기간 중 국익을 위해 미국과 논의한 사항들 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자세한 입장 및 조치 사항에 대해서는 추후 청와대 브 리핑을 통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건 4 CJ그룹 오너 구속 사건 대표적인 생활문화기업인 CJ그룹이 비자금에 주가 조작으로 조사를 받았고 횡령과 배임 혐의로 오너가 구속되는 수난을 겪었다. 사실 CJ그룹은 2008년에도 비자금 의혹으로 위기를 맞을 뻔한 경험이 있었다. 다 행인지 불행인지 당시에는 그냥 지나갔다. 사실 2008 년 의혹이 더 이상 파헤쳐지지 않고 지나갔을 때 CJ는 이를 ‘위기상황 종료’로 판단하기보다는 ‘위기상황 연 기’로 판단하고 선제적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 예를 들 어 당시 오너가 2선으로 잠시 물러나 잘못된 관행을 수정했다면 어땠을까? 위기 예방에서 ‘시대정신’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경제 민주화’가 중요한 사회 적 이슈로 떠올랐다. 이런 시대정신은 특정 기업에 기 회가 되기도 하지만 위험이 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기업과 다양한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예방책을 강구 해야 한다. 남양유업이나 CJ그룹의 경우 경제민주화 라는 시대적 흐름을 읽고 내부 관행을 보다 엄격한 시 각에서 살펴봤다면 위기를 상당히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설사 벌어졌더라도 위기관리 면에서 실제로 보여준 모습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 것 이다. 결론 과거 기업들은 시장의 소비자들만 신경 쓰면 됐지만 이제는 시민 여론까지 살펴야 하는 시대다. 저명한 경 영 사상가인 램 차란(Ram Charan)이 지적했듯 여론 에 신경 쓰는 노력이 기업 주가를 올리지는 못할지 몰 라도 시대정신과 여론을 무시해서 발생한 위기는 한 기업을 무너지게 만들 수 있다. 불행한 사건이 터지지 않았을 때, 위기라고 판단되지 않을 때, 이때야말로 바 로 위기관리에 나서야 할 때다. 사건 발생 이후는 이미 늦다. 필자는위기관리전문컨설턴트로한국외국어대에서불어와철학을전공하고미국마켓대에서 PR로석사학위를받았다.카이스트문화기술대학원에서기업의사과문을주제로박사논문을쓰고 있다.전세계29명만이가지고있는로버트치알디니의<설득의심리학>공인트레이너(CMCT)다. 글로벌PR컨설팅사에델만의한국법인대표를지냈으며저서로<쿨하게사과하라(정재승공저, 2011)>가있다. [표3] 청와대가 활용할 수 있었던 위기 대응 주요 조치의 예 위기관리시점 가능한주요위기대응조치 위기대응주체 5월 9일 - 10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귀국 이전) ● 윤창중 당시 대변인 경질 ● 윤창중 전 대변인 경질 사유를 간단하게 밝히고, 자세한 사항을 조사 중이며, 향후 지속적으로 브리핑하겠다고 약속 미국 현지 홍보수석; 한국 청와대 비서실장 5월 10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귀국) ● 자신의 입장에 대해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때에 귀국해야 하는 박근혜 대통령은 바로 차에 탑승할 것이 아니라 (귀국 기자회견까지는 아니더라도), 비행기에서 내려서 언론을 향해 간단한 입장 발표 후 차에 탑승 대통령 5월 11일 - (박근혜 대통령 귀국 이후 시점 I) ● 여론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청와대가 수시로 브리핑을 통해 논란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위기 커뮤니케이션 전개 비서실장; 홍보수석 5월 11일 - (박근혜 대통령 귀국 이후 시점 II) ● 논란이 진정되어 가는 시점에 대통령이 나서서 공개 사과와 함께 사람을 잘못 선발한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는 자책(mea culpa)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개선 노력과 의지 표명 대통령
  • 7. DBR은 기존 국내 매거진과 확실히 다릅니다. 高純度경영콘텐츠 기존시사경제지의잡식성콘텐츠를지양합니다.기업경영에초점을맞춰심층적인콘텐츠를전달합니다. 현장형콘텐츠 DBR은단순히정보만을전달하지않습니다.현장의생생한케이스와실질적인솔루션을드립니다. MBA출신의제작진 고급콘텐츠제작을위해경영학박사,MBA기자들이모였습니다.차별적인맨파워로한발앞선정보를제공합니다. 생생한해외콘텐츠 DBR은국내에서유일하게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맥킨지쿼털리와전재계약을맺었습니다. 와튼스쿨IMDINSEAD등14개해외기관의콘텐츠도DBR지면에소개됩니다. 국내최초의경영지식통합솔루션 매거진은물론프리미엄온라인사이트,e-mail뉴스레터,오프라인강좌를함께이용할수있습니다. DBR, 이렇게 신청하세요. 발행정보 | 월 2회 발행, 연 24회 발행 가격 | 낱권 12,000원, 연 288,000원 1년 정기구독료 | 240,000원 인터넷 구독 신청 | www.dongaBiz.com 온라인 투고 | DBR@donga.com ● 개인 구독 문의 | 070-4040-6764 은행계좌 | 우리은행 1005-801-116229 (주)디유넷 ● 단체 구독 문의 | 02-2020-0570 은행계좌 | 우리은행 217-221493-13-002 (주)동아일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