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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실록
사람책 박한우, 2015.12.14.수정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굉장히 생소했던 단어 ‘빅데이터’ 하지면 요즘은 TV 예능 시사 다큐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단어가 되었고 관련 전문가가 나와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다양한 시각을 제
시하는 모습을 종종 보곤 합니다. 대구경북에서도 이러한 빅데이터 분야에 크게 공한한 학자
분이 계시는데요. 바로 영남대학교 사이버감성연구소의 박한우 교수님 이십니다. 현재 빅데이
터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묵묵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요. 만나 뵙고 학자 박한우 교
수와 더불어 사람 박한우 교수님을 만나보았습니다.
1. 교수님의 학창시절은?
저는 고등학교 때 사회과목을 엄청나게 좋아했었죠. 시험을 보면 거의 만점이었고 사회 현상
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게 높았어요. 중고생 시절 때는 월간조선이라던가. 사회비평잡지. 한국
의 근대사. 독립과 관계된 책들을 많이 보았죠. 이데올로기 문제를 떠나 사회, 정치, 선거제도
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가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진로 또한 그러한 것
을 공부할 수 있는 사회학에 간다고 생각 했었어요.
그런데 큰형이 저의 진로 선택에 큰 영향을 준분이신데요.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큰형이 아버지역할을 하셨는데 형님 입장에서는 사회학과에 가면 잘못될 수도 있
다고 생각하신 거 같아요. 그러면서 저에게 대신 추천해준 곳이 신문방송학과 이었어요. 막상
전공이 되니 제가 정말 원하던 진로였어요. 학교 다닐 때 대학신문사 기자도 하고, 편집장도
하고, 원하던 걸 다 하면서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2. 대학 졸업이후는?
졸업을 하고 나서 그렇게 전공을 좋아했는데 왜 기자가 되지 않았냐? 라고 묻는 사람이 많은
데 기자를 되고자하니 사투리 때문에 방송국에서는 일은 할 수 없었고 신문사에서 3년을 일했
는데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도 너무나 힘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공부를 더 해보는 것
이 어떨까 싶어서 서울대 대학원 진학과 유학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원 졸업 이후 떠나게 된 곳이 바로 미국이었는데요. 당시 제가 91학번이었는데 거의 어학
※ 빅데이터란?
빅 데이터(영어: big data)란 기존 데이터베이스관리도구로 데이터를 수집, 저장, 관리, 분
석할 수 있는 역량을 넘어서는 대량의 정형 또는 비정형 데이터 집합 및 이러한 데이터로
부터 가치를 추출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 출처 : 위키피디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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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 첫 세대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사실 그때 비행기도 처음으로 타보고 해외도 처음
나간 경우였죠. 하지만 유학을 갈 만큼 부유했던 것도 아니고 영어가 유창하지도 않았지만 나
중엔 지도교수를 잘 만나서 1년 만에 조교 역할을 하면서 장학금을 받으며 박사과정을 보냈습
니다. 미국이란 사회가 워낙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물리∙지리적으로 경계가 무
너진 경험을 자주 했었는데 관계 또한 굉장히 평등하단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외국인한테
는 내가 한국외국어대를 나왔던 서울대든 고향이 지방출신이든 영어를 못하든 잘하든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던 거죠. 본인이 얼마만큼 수업시간에 열심히 하고 사람들한테 인성적으로 잘하
고 어울리는지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되었죠.
3. 학자의 길을 걷다.
당시 지도교수는 미국에서는 소셜 네트워크 즉 사회망 관계분석 분야에 대가셨어요. 전통적인
관계분석을 위주로 연구를 하는 분이셨습니다. 당시 인터넷이 대중화가 된 것이 95년도 이후
였고 박사과정을 했을 때가 99년도 였었는데요. 가만히 보니 인터넷 초창기 세대입장에서 ‘인
터넷에서 주고받는 이런 정보 데이터들 또한 지도교수님이 연구하는 관계분석을 적용할 수 있
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넷상의 데이터 관계 분석에 관해 지도교수님께도
주제를 이야기하니 인정해주시고 학교에서도 받아주면서 자연스럽게 저의 연구 분야가 된 것
입니다. 박사 학위를 마치고 취직한 네델란드 왕립아카데미에서는 소위 말해서 연구자로서의
행복감을 맛볼 수 있었던 순간이었습니다. 나이가 만으로 32살이 되어 고향인 대구로 돌아왔
을 때 당시 2003년도에는 인터넷이라는 미디어 분야가 뜨고 있는 상황이었고 여러 분위기상
영남대 교수가 될 수 있는 좋은 여건이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도 저는 제 나름대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것을 계속 찾았습니다.
4. 옥스퍼드 인터넷 연구소 방문연구원
옥스퍼드 대학에 인터넷 연구소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은 전 세계에서 인문사회계열에서 인터
넷을 연구하는 곳 중에는 최고의 기관입니다. 경쟁률도 치열할뿐더러 쉽게 갈수 있는 곳은 아
니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2008년도에 지원 동시에 합격을 하게 되었고 본격적인 연구원 생활
을 시작하게 됩니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던 중 우리나라 대학교도 옛날이랑 다르게 국제적으로 바
뀌어야 된다 라는 생각을 하던 중에, 세계수준의 연구프로젝트 공모사업이 공지되었습니다.
고민 끝에 급하게 신청을 하게 되었는데, WCU(World Class University)에 응모된 모든 프로
젝트는 공정성과 수월성을 위해서 한국 심사위원들이 아니라 해외로 보내 심사를 맡겼다고 합
니다. 그때 당시 지방대 인문사회계열에서 선정된 사람은 저밖에 없었고요. 그때 당시만 하더
라도 한국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제가 하는 분야가 첨단 분야였기 때문이지요.
5. 웹보메트릭스 연구실
지원을 받아 시작하게 된 웹보메트릭스 연구실 2009년 하반기부터 3년간 한국연구재단의 지
원을 받아 세계 여러 뛰어난 학자들, 다양한 분야의 연구진들이 참가하여 융복합 연구를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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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인터넷의 '웹'과 계량적 분석을 뜻하는 '메트릭스'가 합성된 웹보
메트릭스는 구체적 데이터 분석 없는 인상비평에만 주력하는 웹에 계량적 개념을 추가, 웹에
서 데이터를 끌어내 분석하는 새로운 학문분야라 할 수 있습니다. 연구를 진행하자니 함께할
대학원생들이 없었던 상황 그래서 제가 졸업생들 중에 학부과정 때 눈 여겨 보았던 애들한테
약간 설득작업이 있었죠. 좋은 경험, 외국교수들한테도 배울 수 있고 그런 것들을 설명해 주
고 학생들을 선발하고 함께 3년간의 프로젝트 사업을 종료하게 되었습니다.
6. 그 이후 성과들
제가 원래 정치선거분야 연구를 10년 이상 했었는데, 최근 케이팝(K-Pop, 한류)이란 문화적
현상에 대해서 많이 뜨고 있는데 기존 연구자들을 보니까 데이터를 가지고 얘기하는 게 아니
라 인상비평이라던가 인터뷰 방법들을 많이 쓰더라구요. 그게 잘못되었다 라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연구하고 있는 빅데이터를 통해서 계량적으로 뭔가를 보여주고 실질적인 증거를 두는 게
중요하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케이팝이라는 영역을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문화자체를 연구하
거나 대중문화 비평쪽은 아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눈에 보이게 할 수 있었죠.
2013년도에 또 어떤 일이 있었느냐면 대구시 산하에 대구컨벤션관광뷰로라고 있어요. 그곳의
팀장님이 찾아와서 우리 한국에서 여러 가지 국제적 회의와 전시회 유치를 하고 하는데 브랜
드가 없다 하시며 우리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보자라는 제안을 해주셨죠. 당시 책정된 예산으
로는 외국에 있는 전문가들을 초대하기가 힘든 상황이었지만 뜻밖에도 해외 전문가와 연구자
들이 자비를 들여 대구에서 창립한 행사인 DISC에 참여하게 되었죠. 당시 개인적으로도 주최
측에서도 놀랐지만 방한한 외국인들도 큰 만족감을 가지고 본국으로 돌아간 뜻 깊은 행사가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14년도에도 진행을 하고 15년도 10월에도 다시 진행했습니다.
7. 주류와 비주류
제가 연구하는 빅데이터, 관계망분석, 최근에 이러한 분야가 주목받고 있지만 학계에서는 여
전히 비주류의 분야로 취급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주류학문은 선형적인 모드를 가지고 있어
요. A현상이 B결과를 가져오고. A가격을 내리니 판매량이 엄청나게 늘어났고. 이런 게 선형적
인 세계관인데. 네트워크라는 것은 AB가 다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구조와 그 구조의
지형과 작동의 역할을 보는 거죠. 최근에 한 5년 돌아보면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주류의 학문
처럼 느끼지만 학계에서는 여전히 논문도 많이 탈락되고 학위받기도 쉽지 않은 영역이기도 합
니다.
학계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에 매일 매일 계속해서 많은 데이터들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데이터를 다시 정리하고 분석하는 경우는 더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정보들이 공유
되고 있는 시대이지만 그만큼 사라지고 있는 데이터도 엄청나게 많은 것이지요. 어찌 보면 시
간이 많이 지나고 나서는 고대 근대의 역사적 사실보다 현재의 역사적 사실이 더 빈곤 할 수
도 있다고 봅니다. 그만큼 지금 이순간의 데이터와 정보에 대한 수집, 분석, 해석 또한 필요하
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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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지방에서 살아가기
사실 저는 엄청 자존심이 강한 사람입니다. 서울에 가서도 만족을 못해 미국을 갔고 또 거기
서도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노력들을 했었지요. 그중의 많은 질문이 서울은 왜 안가냐? 라는
질문인데 사실 대구경북에서 어떤 특별한 이점을 발견해서 남아 있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저의 본질은 학자이고 또 지금 하고 있는 분야를 가장 잘 연구할 수 있는 조건이 대구경
북이라서 여기서 계속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들도 그런 제가 하고자 하
는 방향성에 충실했기에 가능한 과정이었습니다. 우리 지역의 청년들도 자신의 이익과 욕구에
당당해지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꿈을 이루는 원동력은 자신의 마음 안에 있는 ‘몰입의 힘’입
니다. 공자님 말씀에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보다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보다 못하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기가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걸 발견하
고 거기에 충실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출판서평>
말씀을 듣는 과정 중 문득 조선왕조실록이 떠올랐습니다. 후대에 지금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
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록했다는 조선왕조실록. 현재에 수없이 많은 정보들이 떠돌아다니고
있지만 후대를 위한 기록 정리 과정이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게 느껴졌지요. 또 그런 작업을
하신다고 하니 현대판 사학자가 아닌가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가 교수님 책제목은 조선왕조
실록 패러디 하고 싶다고 말씀드리니... 아 난 요즘 같이 연구할 대학원생들이 없어서 고민이
라 하시며 역사서를 같이 편찬할 집현전 같은 학자가 없다고 받아주시더군요 :) 최근 종종
TV에서 빅데이터를 접하곤 했었는데 그때 마다 새로운 마케팅 전략인가? 하고 말았었는데 이
번 만남을 계기로 빅데이터에 대한 호감도와 신뢰가 올라갔던 즐거운 만남이었습니다.
● 이 글은 ‘아울러’ 박성익 님이 ‘열린모임 왁자지껄’ 꿈지기 원고로 작성한 초본-2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