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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10 PREMIUM HEADPHONE GUIDE
캔잼 런던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캔잼 행사장으로 발걸음을 바
삐 옮겼다. 다름 아닌 9월 26일부터 27일
까지 양일간 독일에서 개최된 ‘CanJam
Europe(캔잼 유럽)’이다. ‘독일’이라면 역
시 시원한 맥주와 윤기 흐르는 소시지, 견
고한 가전제품, 고급 자동차 브랜드들과
함께 Burmester Audiosysteme GmBH,
MBL Audio, Thorens 등 최고급 오디오
제작사들의 이름이 떠오른다. 독일은 그
들만의 면밀하고 정교한 기술력으로 고성
능 자동차뿐만 아니라 세계 최정상급 오
디오를 제작하는 나라로 유명하다. 또한
이러한 기술력은 헤드파이 제품 제작에도
고스란히 전수됐다. 오디오의 오랜 역사
와 전통을 자랑하는 본고장에서 캔잼이
개최된다는 것은 필자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을 더욱 설레게 만들었다.
■글, 사진 : 김의현 객원기자	 
(네이버 블로그 ‘Sarangbang's Hi-Fi
Resolution’ 운영자 - 닉네임 사랑방손늬
ㅁ)
집합! 헤쳐 모여!
지난 10월호에서는 캔잼 런던 취재기를 통해 캔잼의 간략한 연혁을 소
개했다. 다시금 그 연혁을 상기시키자면, 캔잼 유럽은 2013년 독일에
서 처음 개최되어 미주 대륙을 벗어나 유럽권에서는 처음 열린 캔잼이라
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캔잼 유럽은 올해로 3번째를 맞이했는데,
최근 열린 ‘캔잼 런던’과 미주 대륙에서 열리는 캔잼들과 한 가지 다른 점
을 꼽자면 행사를 주관하는 단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런던 및 미국 등에
서 열리는 캔잼의 대부분은 head-fi.org가 주최한다. 반면 캔잼 유럽은
Headfonia(헤드포니아)라는 헤드파이 커뮤니티가 주축이 되어 행사 주
최를 맡는다. 하지만 각 대륙의 행사 주최자가 다르다고 걱정할 것은 없
다. 주최는 다르지만 캔잼의 본질 자체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취지는
모두 ‘모여라 헤드파이어들이여!’다.
2015 CANJAM
EUROPE취/재/기
독일을 점령하라
Head-fi.org가 주최한 2008년 포트 라더데일(Fort
Lauderdale) 행사를 통해 ‘캔잼’이라는 명칭이 처음 사용
됐지만, 현재 캔잼은 전 세계적인 헤드파이 행사를 대표하
는 고유 명사처럼 사용되고. 개인적으로 아주 고무적인 일
이라고 생각한다. 대륙을 넘나들며 열리는 캔잼 행사를 통
해 헤드파이에 대한 관심이 그 만큼 커져간다는 것을 방증
하기 때문이다. 지화자!
Guten Morgen, Duetschland!
이번 행선지는 독일이다. 9월 26일, 런던에서 비행기
를 타고 독일에서 내려 상쾌한 아침 바람을 온몸으로 느
끼며 행사장으로 향했다. 올해 캔잼 유럽은 ‘뒤셀도르프
(Deuseldorf)’ 국제공항에서 약 1시간 거리에 위치한
‘Essen(에센)’이라는 도시에서 개최됐다. 행사장은 ‘에센
중앙역(Essen Hauptbahnhof)’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Messe Essen(메세 에센)’에 위치해 있는데, 메세 에센은
수많은 국제 컨퍼런스와 박람회들이 열리는 곳으로 한국의
삼성동 코엑스, 일산 킨텍스와 흡사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당연히 규모도 상당히 크다. 캔잼 유럽은 메세 에센의 서쪽
행사장(Congress Center West)에 자리 잡고 있었다.
행사장을 찾기까지 크게 어렵지 않았다. 필자는 에센 중
앙역 부근의 숙소에서 묵었는데, 숙소에서 행사장까지 지하
철을 타고 1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었다. 친절하게도 에센
중앙역을 들어서는 입구에서부터 캔잼 유럽 포스터가 붙어
있었기에 안심하고 지하철에 오를 수 있었다. 10분 후 드디
어 행사장이 위치한 ‘Messe West(메세 웨스트)’ 역에 도착
했다. 역에서 내리고 보니 행사장의 위치를 알리는 수많은
표지판들이 비치되어 있었다. 아무리 길치라고 해도 문맹이
아닌 바에야 절대 길을 잃을 일은 없을 정도였다.
지하철 입구에서부터 친절
하게 안내가 시작된다
역에서 내리면 캔잼 유럽의 안내 포스터가 방문객을 반겨준다
113112 PREMIUM HEADPHONE GUIDE
표지판을 따라 가니 금방 행사장 입구에 도착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행사장의 규모가 상당했다. 겉으로만 봐도 캔잼 런던보다 4~5배 이상
큰 듯 했다. 독일 사람들에게 촌놈처럼 보이지 않게 놀란 티를 내지 않고
당당히 안으로 들어갔다. 행사장에 들어서자 다시금 행사 안내 표지판들
이 친절하게 길을 인도했다.
행사장 1층에서는 역시나 행사에서 빠질 수 없는 경품 행사 참여 부스
가 가장 먼저 입장객을 반겨주었다. 당연히 필자도 응모했다. 1층 행사
장 입구를 들어선 후 좌측 깊숙한 곳에는 헤드파이어들의 만남의 광장인
‘Community Area(커뮤니티 에이리어)’가 있었다. 캔잼 런던에서 필
자가 보유하고 있는 헤드파이 기기들을 사람들과 공유하지 못한 아쉬움
을 달래기 위해 소유하고 있는 모든 포터블 기기들을 힘겹게, ‘아주 힘겹
게’ 독일까지 들고 왔는데, 이 곳 만남의 광장에는 탁상 가득 온갖 보물
들로 쌓여있던 캔잼 런던과는 다르게 한 명도 앉아있지 않았다. 너무 일
찍 와서 그런 것일까 이틀 동안 계속 체크해보았지만, 모두 같은 상황이
었다. 캔잼 유럽 행사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다. 커뮤니티 공간이 다
소 후미진 곳에 위치했고, 행사 규모 자체가 크다 보니 행사를 전부 둘러
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됐다. 내 기기들을
공유하려면 세 번째 캔잼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나보다.
자,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돌아볼까?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가니
행사 부스들이 빼곡히 위치해 있었다. 드
디어 본격적인 관람이 시작된 것이다. 모
든 부스들은 2층에 위치해 있었으며, 총 3
곳의 행사장에 나뉘어 있었다. 에스컬레이
터를 타고 올라가니 좌/우 양쪽으로 위치한
행사장 입구가 보였고, 두 곳의 행사장을
이어주는 복도 및 통로 쪽에도 부스들이 설
치되어 있었다. 너무나 많은 회사들이 참여
해서 참가 업체들을 일일이 나열하기에는
지면 여건상 어렵고, 인상적인 곳들 위주로
설명하려 한다. 우선 통로 쪽 행사장에는
어떤 부스들이 위치해 있었는지 살펴보자.
한국 헤드파이어들에게도 매우 친숙
한 ‘Unique Melody(유니크 멜로디)’
의 부스가 보였다. 「Mentor(멘토)」,
「Merlin(멀린)」, 「Miracle(미라클)」 등
의 인이어 모니터 라인업으로 높은 인지도
를 자랑하고 있는 중국계 회사다. 건너편
에는 Ultrasone(울트라손)이 있었는데,
1991년에 처음 출범하여 20년 남짓이라
는 정말 짧은 시간에 엄청난 인지도를 쌓은
독일계 이어폰/헤드폰 제작 회사다. 특히
「Edition(에디션)」 헤드폰 시리즈는 경쾌
하고 명료한 사운드로 하여금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리고
복도 한쪽에는 ‘Onkyo(온쿄)’사가 자리잡
고 있다. 온쿄는 국내에는 많이 알려져 있
지 않지만, 1946년부터 이어진 일본의 전
통적인 하이파이 제조사 중 하나며 최근 헤
드파이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최근 「DP-X1」 이라는 이름의 DAP(무손
실 음원 플레이어)를 출시했는데 상당히
기대되는 제품이다.
오른쪽입니다 고객님~
경품 부스. 결과부터 미리 말하자
면 당첨되지 않았다. 행운의 여신
은 1년에 두 번 이상 찾아오지 않
는 모양이다
커뮤니티 에이리어. 그러나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노란색이 26일용 팔찌, 파란색이
27일용 팔찌다. 행사 참여 인증!
행사장 복도 모습. 이제부터 관람의 시작이다 밝은 표정으로 포즈를 취해주는 부스 관계자
유니크 멜로디와
울트라손 부스
웨스톤과 그라도의 부스
115114 PREMIUM HEADPHONE GUIDE
선택과 집중
필자는 캔잼 유럽이 유럽의 많은 나라 중 독일에서 개최된 것에 대해 굉장히
큰 기대를 갖고 있었다. 캔잼 런던에서 느낀 설렘과 기대와는 사뭇 달랐는데, 서
두에서도 언급했듯이 독일은 하이파이 업계에서 굵직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나라 중 하나기 때문이다. 비단 하이파이 쪽만이 아니라 헤드파이 쪽에서도 마찬
가지다. 내로라하는 회사들이 정말 많다. 독일 본토에서 개최되는 캔잼이니 독
일의 쟁쟁한 헤드파이 회사 관계자들이 직접 참여할 것이라고 예상해서 그만큼
기대가 컸는데, 역시 예상이 맞았다. 그래서 필자는 캔잽 유럽 현장에서 독일계
헤드파이 회사들을 집중적으로 유심히 살펴보았다.
필자가 유심히 살펴본 첫 번째
회사는 ‘Beyerdynamic(베이어
다이나믹)’이다. 아니 사실 베이
어다이나믹이 아니고선 첫 번째
로 꼽을 회사가 없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리라. 베이어다이
나믹은 최근 국내 헤드파이계의
대표 주자인 ‘AstellKern(아
스텔앤컨)’과의 합작으로 또 한
번의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는
데, 아스탤앤컨과 함께 ‘Tesla
Technology(테슬라 기술)’을
운용한 「T8iE」라는 모델의 인이
어 모니터를 출시한 것이다.
‘테슬라’라 하면 ‘Tesla Motors(테슬라 모터스)’에서 제작하는 전기 자동차를 먼저 떠올릴 가
능성이 크다. 그런데, 맞다 바로 그거다. 베이어다이나믹에서 사용한 테슬라 기술은 테슬라 모
터스가 개발하는 전기 자동차에 사용되는 것과 동일한 기술이다. 테슬라 기술은 상당히 다양한
곳에 활용되는데, 기본적인 개념은 전기적인 효율을 극대화시킴으로써 전기적 손실을 최소화하
는 동시에 전기적 능률을 최대화시키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베이어다이나믹은 이러한 테슬라 기
술을 헤드폰과 이어폰에 적용하여 소리의 왜곡이나 손실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제품들을 개발한
것이다.
「T8iE」를 오래 청음하진 못했지만, 짧은 시간 안에 테슬라 기술이 가져오는 소리의 명료함과
입체감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착용감 또한 굉장히 편안했다. 베이어다이나믹사의 훌륭한 기
술력에 찬사를 보내며, 본사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느낄 수 있었던 그들의 자부심에도 필자
는 큰 감명을 받았다.
PHG : 베이어다이나믹과 다른 회사들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입니까?
베이어다이나믹 : 우리는 다른 회사들처럼 짧은 기간 내에 신제품을 많이 출시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제품 제작에 많은 시간과 엄청난 공을 들이기 때문에 시간이 흘러도 그 제품이 시대에
뒤쳐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거든요. 그만큼 저희 회사가 출시하는 제품 하나하나에 자신감이 있
습니다. 아마 6~7년 전에 출시한 PC 헤드셋 제품군이 아직도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을 겁니다.
따라서 아스탤앤컨과 우리 회사가 콜라보를 하게 된 것은 사실 저희로서도 굉장히 큰 도전이었
습니다. 발 빠르게 신제품을 출시하는 시장의 흐름에 조금이나마 발을 맞추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새로운 도전인만큼 저희도 기대하는 바가 큽니다.”
두 번째로 관심있게 살펴본 부스는 ‘InEar(인이어)’라는 독일계 회사다. 독일 회
사답게 회사명 또한 굉장히 직관적이다. 당연하게도 인이어 모니터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곳이다. ‘인이어’는 본래 ‘커스텀 인이어 모니터(사용자의 귓본을 떠서 만
든 인이어 모니터. 본인 외에는 사용이 거의 불가능하다)’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회사지만, 그들이 제작하는 ‘유니버설형 인이어 모니터(이하, 유니버설)’ 또한 큰 인
기를 누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들의 이름이 서서히 전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
다. 실제로 이들이 제작하는 유니버설 인이어들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유니버설들과
는 모양이 많이 다르다. 오히려 커스텀의 형태와 매우 흡사한데, 그래서 청음 전 필
자는 이게 과연 내 귀에 맞을지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마치 커스텀을 착용하듯 신기
할 정도로 귀에 꼭 들어맞았다. 착용감 및 밀폐감도 훌륭했다. 전체적인 사운드 또
한 상당히 균형 잡히고 왜곡 없는 소리를 냈다. 참고로 필자가 청음해본 이어폰은
「InEar StageDiver3」 모델이다.
총체적 기술의 집약체이자 독일의 자부심이 묻어나는 바로 이 물건이다
PHG : 어떻게 이렇게 착용감이 편할 수 있는 거
죠?
인이어 : 보시다시피 커스텀 인이어들과 모양이
굉장히 흡사하죠? 저희 회사에서 만드는 유니
버설 타입 인이어들은 각기 다른 사람들의 귓본
500여개를 모델로 활용합니다. 최대한 많은 사
람들에게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키 위해 약 500
개의 귓본을 참고해서 가장 평균적인 모양의 이
어폰 유닛을 제작하죠. 커스텀과 가장 흡사한 유
니버설 인이어를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거치대에 놓인 제품이 커
스텀 타입, 케이스에 담긴
제품이 유니버설 타입이다
살 유로파 행사장 모습. 정말 많은 업체들이 출전해있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온 좌측에는 ‘Saal
Panorama(살 파노라마)’라 명시된 행사장이 위치해
있었다. 이 행사장에는 편안한 착용감과 부드러운 소
리 색채의 인이어 모니터로 유명한 ‘Westone(웨스
톤)’사와 미국을 대표하는 헤드폰 업체인 ‘GRADO(그
라도)’ 등 다양한 부스들이 있었다. 살 파노라마 행사
장 건너편에는 ‘Saal Europa(살 유로파)’로 불리는
행사장이 자리 잡고 있는데, 3개의 행사장 중에 가장
크고 가장 많은 부스들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이었다.
커다란 ‘ㅁ’자로 자리 잡은 부스들 가운데 또 다른 작
은 ‘ㅁ’자가 위치한 형태로 수 십 개가 넘는 부스들이 자
리해 있었다. 독일 헤드폰계의 역사적인 전통을 자랑하
는 ‘Beyerdynamic(베이어다이나믹)’사를 비롯하여
일본의 대표적인 헤드폰 제작사인 ‘STAX(스탁스)’, 국
내에서도 유니버설형 인이어 및 헤드폰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미국의 ‘Shure(슈어)’사 등 일일이 나열하
기에 벅찰 정도로 수많은 회사들의 부스가 보였다.
116
캔잼, 행사 그 이상의 의미
캔잼 유럽은 필자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은
훌륭한 행사였다. 캔잼 런던보다 훨씬 많은 업
체들이 참가해서 더욱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독일 현지 회사들이 직접 참
여한 것이 가장 큰 메리트로 다가왔다. 예상
치 못한 텅 빈 커뮤니티 장소는 못내 아쉬웠지
만….
이렇듯 캔잼은 헤드파이어들의 경이로운
행사(Phenomenon)로서 서서히 자리매김
하고 있다. 다양한 헤드파이 업체들이 참가하
여 그들의 새로운 제품을 소개하고, 수많은
헤드파이어들이 이를 들어보기 위해 현장을
찾는다. 하지만 캔잼을 단순히 헤드파이어들
의 ‘모임의 장’이란 의미로만 해석하는 건 곤
란하다. 필자와 같은 행사 참여자들은 캔잼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직접 경험한다. 반면 행
사에 제품을 전시하는 참가 회사들은 행사 참
여자들을 통해 그들의 제품을 시험하며 사용
자들의 전체적인 추세 및 트랜드를 분석, 파
악한다. 즉, 캔잼은 참가자와 참여자가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무언의 거래 장
터인 것이다.
필자는 두 번의 캔잼을 통해 느낀 것이 많
은데, 크게 보면 세 가지라 할 수 있다. 첫째,
음악 감상의 추세 및 판도가 바뀌고 있다는 점
이다. 과거에는 방 한구석에 홀로 앉아 스피커
를 통한 음악 감상이 많았다면, 이제는 걸어가
며 음악을 듣는 ‘길거리 감상’의 시대가 본격화
되고 있다. 대중교통만 이용해봐도 느낄 것이
다. 많은 사람들이 이어폰/헤드폰을 통해 음
악 감상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비록 대부분이
스마트폰에 이어폰이긴 하지만).
둘째,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 감상
으로 시작한 후 자연스레 더 ‘좋은 소리’를 찾
게 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셋째, 헤드파
이 제품들의 ‘소리의 상향 평준화’ 현상이 나
타나고 있다. 이는 현재 스마트폰 시장과 유
사하다. 다양한 회사들이 다수의 질 좋은 제
품들을 무수히 쏟아내기 때문에, 회사들의 품
질 및 가격 경쟁이 심할 뿐만 아니라 사용자
들도 제품을 선택하는 데에 간혹 혼란을 느낄
수도 있다. 좋은 제품이 많이 나옴에 따라 헤
드파이 기기를 리뷰하는 필자에겐 이것이 희
소식이자 비보이기도 하다. 좋은 제품을 많이
듣는 건 좋지만, 소리적인 면에서의 좋고 나
쁨을 판단하는 기준을 잡기가 어려워지기 때
문이다. 따라서 이제는 좋은 소리뿐만 아니라
사용자들을 위한 편의성, 각기 다른 사용자들
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제품 출시 또한 제품을
선택하는데 있어 핵심 고려사항이 되지 않을
까 예상해 본다.
캔잼 유럽 취재기는 이렇게 필자의 소소한
감상평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아쉽지만 올
하반기 유럽권에서 예정된 캔잼은 더 이상 없
다. 그렇다면 다음 행선지는? 미국이다. 물론
아직까진 필자의 소소한 바람일 뿐이다.
슈어와 오디오테크니카 음료수? 베이어다이나
믹 젤리? 행사를 위해 참가사들이 얼마나 노력
하는지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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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10-116)Canjam_EUROPE ├ÔÀ┬

  • 1. 111110 PREMIUM HEADPHONE GUIDE 캔잼 런던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캔잼 행사장으로 발걸음을 바 삐 옮겼다. 다름 아닌 9월 26일부터 27일 까지 양일간 독일에서 개최된 ‘CanJam Europe(캔잼 유럽)’이다. ‘독일’이라면 역 시 시원한 맥주와 윤기 흐르는 소시지, 견 고한 가전제품, 고급 자동차 브랜드들과 함께 Burmester Audiosysteme GmBH, MBL Audio, Thorens 등 최고급 오디오 제작사들의 이름이 떠오른다. 독일은 그 들만의 면밀하고 정교한 기술력으로 고성 능 자동차뿐만 아니라 세계 최정상급 오 디오를 제작하는 나라로 유명하다. 또한 이러한 기술력은 헤드파이 제품 제작에도 고스란히 전수됐다. 오디오의 오랜 역사 와 전통을 자랑하는 본고장에서 캔잼이 개최된다는 것은 필자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을 더욱 설레게 만들었다. ■글, 사진 : 김의현 객원기자 (네이버 블로그 ‘Sarangbang's Hi-Fi Resolution’ 운영자 - 닉네임 사랑방손늬 ㅁ) 집합! 헤쳐 모여! 지난 10월호에서는 캔잼 런던 취재기를 통해 캔잼의 간략한 연혁을 소 개했다. 다시금 그 연혁을 상기시키자면, 캔잼 유럽은 2013년 독일에 서 처음 개최되어 미주 대륙을 벗어나 유럽권에서는 처음 열린 캔잼이라 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캔잼 유럽은 올해로 3번째를 맞이했는데, 최근 열린 ‘캔잼 런던’과 미주 대륙에서 열리는 캔잼들과 한 가지 다른 점 을 꼽자면 행사를 주관하는 단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런던 및 미국 등에 서 열리는 캔잼의 대부분은 head-fi.org가 주최한다. 반면 캔잼 유럽은 Headfonia(헤드포니아)라는 헤드파이 커뮤니티가 주축이 되어 행사 주 최를 맡는다. 하지만 각 대륙의 행사 주최자가 다르다고 걱정할 것은 없 다. 주최는 다르지만 캔잼의 본질 자체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취지는 모두 ‘모여라 헤드파이어들이여!’다. 2015 CANJAM EUROPE취/재/기 독일을 점령하라 Head-fi.org가 주최한 2008년 포트 라더데일(Fort Lauderdale) 행사를 통해 ‘캔잼’이라는 명칭이 처음 사용 됐지만, 현재 캔잼은 전 세계적인 헤드파이 행사를 대표하 는 고유 명사처럼 사용되고. 개인적으로 아주 고무적인 일 이라고 생각한다. 대륙을 넘나들며 열리는 캔잼 행사를 통 해 헤드파이에 대한 관심이 그 만큼 커져간다는 것을 방증 하기 때문이다. 지화자! Guten Morgen, Duetschland! 이번 행선지는 독일이다. 9월 26일, 런던에서 비행기 를 타고 독일에서 내려 상쾌한 아침 바람을 온몸으로 느 끼며 행사장으로 향했다. 올해 캔잼 유럽은 ‘뒤셀도르프 (Deuseldorf)’ 국제공항에서 약 1시간 거리에 위치한 ‘Essen(에센)’이라는 도시에서 개최됐다. 행사장은 ‘에센 중앙역(Essen Hauptbahnhof)’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Messe Essen(메세 에센)’에 위치해 있는데, 메세 에센은 수많은 국제 컨퍼런스와 박람회들이 열리는 곳으로 한국의 삼성동 코엑스, 일산 킨텍스와 흡사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당연히 규모도 상당히 크다. 캔잼 유럽은 메세 에센의 서쪽 행사장(Congress Center West)에 자리 잡고 있었다. 행사장을 찾기까지 크게 어렵지 않았다. 필자는 에센 중 앙역 부근의 숙소에서 묵었는데, 숙소에서 행사장까지 지하 철을 타고 1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었다. 친절하게도 에센 중앙역을 들어서는 입구에서부터 캔잼 유럽 포스터가 붙어 있었기에 안심하고 지하철에 오를 수 있었다. 10분 후 드디 어 행사장이 위치한 ‘Messe West(메세 웨스트)’ 역에 도착 했다. 역에서 내리고 보니 행사장의 위치를 알리는 수많은 표지판들이 비치되어 있었다. 아무리 길치라고 해도 문맹이 아닌 바에야 절대 길을 잃을 일은 없을 정도였다. 지하철 입구에서부터 친절 하게 안내가 시작된다 역에서 내리면 캔잼 유럽의 안내 포스터가 방문객을 반겨준다
  • 2. 113112 PREMIUM HEADPHONE GUIDE 표지판을 따라 가니 금방 행사장 입구에 도착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행사장의 규모가 상당했다. 겉으로만 봐도 캔잼 런던보다 4~5배 이상 큰 듯 했다. 독일 사람들에게 촌놈처럼 보이지 않게 놀란 티를 내지 않고 당당히 안으로 들어갔다. 행사장에 들어서자 다시금 행사 안내 표지판들 이 친절하게 길을 인도했다. 행사장 1층에서는 역시나 행사에서 빠질 수 없는 경품 행사 참여 부스 가 가장 먼저 입장객을 반겨주었다. 당연히 필자도 응모했다. 1층 행사 장 입구를 들어선 후 좌측 깊숙한 곳에는 헤드파이어들의 만남의 광장인 ‘Community Area(커뮤니티 에이리어)’가 있었다. 캔잼 런던에서 필 자가 보유하고 있는 헤드파이 기기들을 사람들과 공유하지 못한 아쉬움 을 달래기 위해 소유하고 있는 모든 포터블 기기들을 힘겹게, ‘아주 힘겹 게’ 독일까지 들고 왔는데, 이 곳 만남의 광장에는 탁상 가득 온갖 보물 들로 쌓여있던 캔잼 런던과는 다르게 한 명도 앉아있지 않았다. 너무 일 찍 와서 그런 것일까 이틀 동안 계속 체크해보았지만, 모두 같은 상황이 었다. 캔잼 유럽 행사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다. 커뮤니티 공간이 다 소 후미진 곳에 위치했고, 행사 규모 자체가 크다 보니 행사를 전부 둘러 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됐다. 내 기기들을 공유하려면 세 번째 캔잼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나보다. 자,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돌아볼까?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가니 행사 부스들이 빼곡히 위치해 있었다. 드 디어 본격적인 관람이 시작된 것이다. 모 든 부스들은 2층에 위치해 있었으며, 총 3 곳의 행사장에 나뉘어 있었다. 에스컬레이 터를 타고 올라가니 좌/우 양쪽으로 위치한 행사장 입구가 보였고, 두 곳의 행사장을 이어주는 복도 및 통로 쪽에도 부스들이 설 치되어 있었다. 너무나 많은 회사들이 참여 해서 참가 업체들을 일일이 나열하기에는 지면 여건상 어렵고, 인상적인 곳들 위주로 설명하려 한다. 우선 통로 쪽 행사장에는 어떤 부스들이 위치해 있었는지 살펴보자. 한국 헤드파이어들에게도 매우 친숙 한 ‘Unique Melody(유니크 멜로디)’ 의 부스가 보였다. 「Mentor(멘토)」, 「Merlin(멀린)」, 「Miracle(미라클)」 등 의 인이어 모니터 라인업으로 높은 인지도 를 자랑하고 있는 중국계 회사다. 건너편 에는 Ultrasone(울트라손)이 있었는데, 1991년에 처음 출범하여 20년 남짓이라 는 정말 짧은 시간에 엄청난 인지도를 쌓은 독일계 이어폰/헤드폰 제작 회사다. 특히 「Edition(에디션)」 헤드폰 시리즈는 경쾌 하고 명료한 사운드로 하여금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리고 복도 한쪽에는 ‘Onkyo(온쿄)’사가 자리잡 고 있다. 온쿄는 국내에는 많이 알려져 있 지 않지만, 1946년부터 이어진 일본의 전 통적인 하이파이 제조사 중 하나며 최근 헤 드파이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최근 「DP-X1」 이라는 이름의 DAP(무손 실 음원 플레이어)를 출시했는데 상당히 기대되는 제품이다. 오른쪽입니다 고객님~ 경품 부스. 결과부터 미리 말하자 면 당첨되지 않았다. 행운의 여신 은 1년에 두 번 이상 찾아오지 않 는 모양이다 커뮤니티 에이리어. 그러나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노란색이 26일용 팔찌, 파란색이 27일용 팔찌다. 행사 참여 인증! 행사장 복도 모습. 이제부터 관람의 시작이다 밝은 표정으로 포즈를 취해주는 부스 관계자 유니크 멜로디와 울트라손 부스 웨스톤과 그라도의 부스
  • 3. 115114 PREMIUM HEADPHONE GUIDE 선택과 집중 필자는 캔잼 유럽이 유럽의 많은 나라 중 독일에서 개최된 것에 대해 굉장히 큰 기대를 갖고 있었다. 캔잼 런던에서 느낀 설렘과 기대와는 사뭇 달랐는데, 서 두에서도 언급했듯이 독일은 하이파이 업계에서 굵직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나라 중 하나기 때문이다. 비단 하이파이 쪽만이 아니라 헤드파이 쪽에서도 마찬 가지다. 내로라하는 회사들이 정말 많다. 독일 본토에서 개최되는 캔잼이니 독 일의 쟁쟁한 헤드파이 회사 관계자들이 직접 참여할 것이라고 예상해서 그만큼 기대가 컸는데, 역시 예상이 맞았다. 그래서 필자는 캔잽 유럽 현장에서 독일계 헤드파이 회사들을 집중적으로 유심히 살펴보았다. 필자가 유심히 살펴본 첫 번째 회사는 ‘Beyerdynamic(베이어 다이나믹)’이다. 아니 사실 베이 어다이나믹이 아니고선 첫 번째 로 꼽을 회사가 없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리라. 베이어다이 나믹은 최근 국내 헤드파이계의 대표 주자인 ‘AstellKern(아 스텔앤컨)’과의 합작으로 또 한 번의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는 데, 아스탤앤컨과 함께 ‘Tesla Technology(테슬라 기술)’을 운용한 「T8iE」라는 모델의 인이 어 모니터를 출시한 것이다. ‘테슬라’라 하면 ‘Tesla Motors(테슬라 모터스)’에서 제작하는 전기 자동차를 먼저 떠올릴 가 능성이 크다. 그런데, 맞다 바로 그거다. 베이어다이나믹에서 사용한 테슬라 기술은 테슬라 모 터스가 개발하는 전기 자동차에 사용되는 것과 동일한 기술이다. 테슬라 기술은 상당히 다양한 곳에 활용되는데, 기본적인 개념은 전기적인 효율을 극대화시킴으로써 전기적 손실을 최소화하 는 동시에 전기적 능률을 최대화시키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베이어다이나믹은 이러한 테슬라 기 술을 헤드폰과 이어폰에 적용하여 소리의 왜곡이나 손실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제품들을 개발한 것이다. 「T8iE」를 오래 청음하진 못했지만, 짧은 시간 안에 테슬라 기술이 가져오는 소리의 명료함과 입체감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착용감 또한 굉장히 편안했다. 베이어다이나믹사의 훌륭한 기 술력에 찬사를 보내며, 본사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느낄 수 있었던 그들의 자부심에도 필자 는 큰 감명을 받았다. PHG : 베이어다이나믹과 다른 회사들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입니까? 베이어다이나믹 : 우리는 다른 회사들처럼 짧은 기간 내에 신제품을 많이 출시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제품 제작에 많은 시간과 엄청난 공을 들이기 때문에 시간이 흘러도 그 제품이 시대에 뒤쳐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거든요. 그만큼 저희 회사가 출시하는 제품 하나하나에 자신감이 있 습니다. 아마 6~7년 전에 출시한 PC 헤드셋 제품군이 아직도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을 겁니다. 따라서 아스탤앤컨과 우리 회사가 콜라보를 하게 된 것은 사실 저희로서도 굉장히 큰 도전이었 습니다. 발 빠르게 신제품을 출시하는 시장의 흐름에 조금이나마 발을 맞추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새로운 도전인만큼 저희도 기대하는 바가 큽니다.” 두 번째로 관심있게 살펴본 부스는 ‘InEar(인이어)’라는 독일계 회사다. 독일 회 사답게 회사명 또한 굉장히 직관적이다. 당연하게도 인이어 모니터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곳이다. ‘인이어’는 본래 ‘커스텀 인이어 모니터(사용자의 귓본을 떠서 만 든 인이어 모니터. 본인 외에는 사용이 거의 불가능하다)’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회사지만, 그들이 제작하는 ‘유니버설형 인이어 모니터(이하, 유니버설)’ 또한 큰 인 기를 누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들의 이름이 서서히 전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 다. 실제로 이들이 제작하는 유니버설 인이어들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유니버설들과 는 모양이 많이 다르다. 오히려 커스텀의 형태와 매우 흡사한데, 그래서 청음 전 필 자는 이게 과연 내 귀에 맞을지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마치 커스텀을 착용하듯 신기 할 정도로 귀에 꼭 들어맞았다. 착용감 및 밀폐감도 훌륭했다. 전체적인 사운드 또 한 상당히 균형 잡히고 왜곡 없는 소리를 냈다. 참고로 필자가 청음해본 이어폰은 「InEar StageDiver3」 모델이다. 총체적 기술의 집약체이자 독일의 자부심이 묻어나는 바로 이 물건이다 PHG : 어떻게 이렇게 착용감이 편할 수 있는 거 죠? 인이어 : 보시다시피 커스텀 인이어들과 모양이 굉장히 흡사하죠? 저희 회사에서 만드는 유니 버설 타입 인이어들은 각기 다른 사람들의 귓본 500여개를 모델로 활용합니다. 최대한 많은 사 람들에게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키 위해 약 500 개의 귓본을 참고해서 가장 평균적인 모양의 이 어폰 유닛을 제작하죠. 커스텀과 가장 흡사한 유 니버설 인이어를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거치대에 놓인 제품이 커 스텀 타입, 케이스에 담긴 제품이 유니버설 타입이다 살 유로파 행사장 모습. 정말 많은 업체들이 출전해있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온 좌측에는 ‘Saal Panorama(살 파노라마)’라 명시된 행사장이 위치해 있었다. 이 행사장에는 편안한 착용감과 부드러운 소 리 색채의 인이어 모니터로 유명한 ‘Westone(웨스 톤)’사와 미국을 대표하는 헤드폰 업체인 ‘GRADO(그 라도)’ 등 다양한 부스들이 있었다. 살 파노라마 행사 장 건너편에는 ‘Saal Europa(살 유로파)’로 불리는 행사장이 자리 잡고 있는데, 3개의 행사장 중에 가장 크고 가장 많은 부스들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이었다. 커다란 ‘ㅁ’자로 자리 잡은 부스들 가운데 또 다른 작 은 ‘ㅁ’자가 위치한 형태로 수 십 개가 넘는 부스들이 자 리해 있었다. 독일 헤드폰계의 역사적인 전통을 자랑하 는 ‘Beyerdynamic(베이어다이나믹)’사를 비롯하여 일본의 대표적인 헤드폰 제작사인 ‘STAX(스탁스)’, 국 내에서도 유니버설형 인이어 및 헤드폰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미국의 ‘Shure(슈어)’사 등 일일이 나열하 기에 벅찰 정도로 수많은 회사들의 부스가 보였다.
  • 4. 116 캔잼, 행사 그 이상의 의미 캔잼 유럽은 필자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은 훌륭한 행사였다. 캔잼 런던보다 훨씬 많은 업 체들이 참가해서 더욱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독일 현지 회사들이 직접 참 여한 것이 가장 큰 메리트로 다가왔다. 예상 치 못한 텅 빈 커뮤니티 장소는 못내 아쉬웠지 만…. 이렇듯 캔잼은 헤드파이어들의 경이로운 행사(Phenomenon)로서 서서히 자리매김 하고 있다. 다양한 헤드파이 업체들이 참가하 여 그들의 새로운 제품을 소개하고, 수많은 헤드파이어들이 이를 들어보기 위해 현장을 찾는다. 하지만 캔잼을 단순히 헤드파이어들 의 ‘모임의 장’이란 의미로만 해석하는 건 곤 란하다. 필자와 같은 행사 참여자들은 캔잼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직접 경험한다. 반면 행 사에 제품을 전시하는 참가 회사들은 행사 참 여자들을 통해 그들의 제품을 시험하며 사용 자들의 전체적인 추세 및 트랜드를 분석, 파 악한다. 즉, 캔잼은 참가자와 참여자가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무언의 거래 장 터인 것이다. 필자는 두 번의 캔잼을 통해 느낀 것이 많 은데, 크게 보면 세 가지라 할 수 있다. 첫째, 음악 감상의 추세 및 판도가 바뀌고 있다는 점 이다. 과거에는 방 한구석에 홀로 앉아 스피커 를 통한 음악 감상이 많았다면, 이제는 걸어가 며 음악을 듣는 ‘길거리 감상’의 시대가 본격화 되고 있다. 대중교통만 이용해봐도 느낄 것이 다. 많은 사람들이 이어폰/헤드폰을 통해 음 악 감상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비록 대부분이 스마트폰에 이어폰이긴 하지만). 둘째,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 감상 으로 시작한 후 자연스레 더 ‘좋은 소리’를 찾 게 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셋째, 헤드파 이 제품들의 ‘소리의 상향 평준화’ 현상이 나 타나고 있다. 이는 현재 스마트폰 시장과 유 사하다. 다양한 회사들이 다수의 질 좋은 제 품들을 무수히 쏟아내기 때문에, 회사들의 품 질 및 가격 경쟁이 심할 뿐만 아니라 사용자 들도 제품을 선택하는 데에 간혹 혼란을 느낄 수도 있다. 좋은 제품이 많이 나옴에 따라 헤 드파이 기기를 리뷰하는 필자에겐 이것이 희 소식이자 비보이기도 하다. 좋은 제품을 많이 듣는 건 좋지만, 소리적인 면에서의 좋고 나 쁨을 판단하는 기준을 잡기가 어려워지기 때 문이다. 따라서 이제는 좋은 소리뿐만 아니라 사용자들을 위한 편의성, 각기 다른 사용자들 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제품 출시 또한 제품을 선택하는데 있어 핵심 고려사항이 되지 않을 까 예상해 본다. 캔잼 유럽 취재기는 이렇게 필자의 소소한 감상평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아쉽지만 올 하반기 유럽권에서 예정된 캔잼은 더 이상 없 다. 그렇다면 다음 행선지는? 미국이다. 물론 아직까진 필자의 소소한 바람일 뿐이다. 슈어와 오디오테크니카 음료수? 베이어다이나 믹 젤리? 행사를 위해 참가사들이 얼마나 노력 하는지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