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밥 먹기는 봄같이 하고,
국(羹) 먹기는 여름같이 하고,
장(醬) 먹기는 가을같이 하고,
술 마시기는 겨울같이 하라 하니,
밥은 따뜻한 것이 옳고,
국은 더운 것이 옳고,
장은 서늘한 것이 옳고,
술은 찬 것이 옳음을 말한 것이다.”
- 규합총서(閨閤叢書), 술과 음식 중에서
30. 천천히 씹어서 / 공순히 먹거라 /
봄에서 여름 지나 가을까지 /
그 여러 날들을 /
비바람 땡볕으로 / 익어온 쌀인데 /
그렇게 허겁허겁 / 삼켜버리면 /
어느 틈에 / 고마운 마음이 들겠느나 /
사람이 고마운 줄 모르면 /
그게 사람이 아닌 거여 / ...... 후략
(이현주, ‘밥’ 중에서)
31. 밥은 하늘입니다
김지하
밥은 하늘입니다
하늘을 혼자 못 가지듯이
밥은 서로 나눠 먹는 것
밥은 하늘입니다
하늘의 별을 함께 보듯이
밥은 여럿이 같이 먹는 것
밥이 입으로 들어갈 때에
하늘을 몸 속에 모시는 것
밥은 하늘입니다
아아 밥은 서로 나눠 먹는 것
32. 공손한 손
고영민
추운 겨울 어느 날
점심 먹으러 식당에 들어갔다
사람들이 앉아
밥을 기다리고 있었다
밥이 나오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밥뚜껑 위에 한결같이
공손히
손부터 올려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