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증강현실의 UX 방향성 검토
최병호
㈜ 이노유엑스
Ⅰ 문제 제기
.
멋있는 자동차가 있다. 어떤 자동차인지 알고
싶어졌다. 스마트폰의 자동차 AR앱으로 자동차의
특정 부위를 비춰보니 자동차 브랜드 정보와 특정
부위를 설계한 내역이 보인다. 신기하다. 그러나 그
이후로는 자동차 AR앱을 사용한 적이 없다.
#2. 의류매장에 매직미러가 있다. 옷을 일일이 입
어보지 않아도 옷맵시를 즉시 알 수 있었다. 신기하
다. 그러나 그 이후로는 매직미러로 발길을 돌린 적
이 없다. 그리고 곧 매장에서 매직미러는 사라졌다.
최근에 등장하는 증강현실의 사례들은 사막의 신
기루와 닮아있다. 신기해서 잠시 시선이 머물지만
그것뿐이다. 곧 단명하는 운명에 처한다. 현실을
‘증강’하는데 높은 기술력을 투입하였지만 결과는
밀운불우(密雲不雨)와 무병자구(無病自灸)의 ‘증강’
만 산출한 것이다. 즉, 짙은 구름은 있으나 비가 오
지 않는, 새로운 경험가치의 발현 가능성 징조만 있
고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는 형국에, 잘못된 방향으
로 불필요한 노력까지 더하여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음이다.
무엇이 결핍되었는가. 격물치지(格物致知)와 개물
성무(開物成務)의 ‘증강’이다. 사물의 본질과 가치를
통찰하지 못하고, 껍데기 지식으로 포장만 급급하여
재해석의 창조 가능성을 제로로 수렴시키는 우를
범하고 있다. 자동차의 특정 부위를 비추는 스마트
폰 AR앱(#1)은 지속가능한 행동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외적 동기와 내적 동기의 트리거가 부재한 것
이 심각한 결핍 사유다. 매직미러(#2)는 여성성이
강한 소비자가 백화점에서 기대하는 경험에 부흥하
지 못하는 것이 존재를 스스로 지울 수밖에 없도록
만든 사유다.
#1.
지금, 이 시대에 우리에게 절박하게 필요한 ‘증
강해야 할 현실’은 무엇인가. 분명 박물관과 동물원
에서 박제화 되거나 일상을 잠시 탈출하여 구경하
는 ‘찰나의 가치’의 양산은 추구해야 할 방향이 아
니다. 이것을 밝히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주요한
가이드라인의 검토를 선행할 필요가 있다. 특별히
참조할만한 5가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Ⅱ 방향성 검토를 위한 가이드라인 제시
2.1 보이지 않는 ‘절박함의 솔루션’을 보이게
하라!
.
주가 넘은 산모가 자동차 안에서 진통이
시작되었다.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분만실로 가지
않으면 자칫 위험한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 지름길
로 가기 위해 좁은 2차선 도로를 택했다. 그런데 앞
에 있는 대형차가 좀처럼 속력을 내지 않고 있다.
추월을 해야 하는데 앞 차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원
활하지 않고,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서 식은땀으로
옷만 적시고 있다.
#3. 40
그림 1. See-Through System: an overtaking assistance
system[1]
2. 70 한국정보기술학회지 제 11권 제 2호
우리는 종종 위급한 상황에 처한다. 과거에는 인
력으로만 해결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어느 정도 시스템이 해결하고 있다. 이것을 좀 더
강화하기 위해서는 복잡성 보존의 법칙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문제로 유발된 복잡성 총합’은 늘 변
하지 않는다. 다만 인력과 시스템 중 어느 쪽에서
많이 가져가는가의 트레이드오프(trade off) 관계일
뿐이다. ‘강화’를 위해서는 인력이 아닌 시스템에서
보다 많은 복잡성을 가져가야 한다. 특히 위급한
‘현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솔루
션을 보이게 하는 ‘증강’이 필요하다. 사례 #3에서,
앞에 있는 대형차의 시야를 뒤에 있는 자동차가 볼
수 있다면, 그리고 대형차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진다면, 그리고 이것을 인력이 아닌 시스템이
할 수 있다면, 분명 미래는 바뀔 것이다. 미셀 페레
이 교수의 포르투갈 폴토(Porto) 대학 연구팀이 연
구하는 시-쓰루 시스템(See-Through system)(그림 1)
이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앞 차가 보고 있는 도
로를 뒤차의 HUD(head-up display)에 영상으로 제
공하고 있다.
2.2 보이지 않는 ‘과거의 시간’을 팔아라!
해외 단체 관광객이 한국의 관광지에 왔다.
주요 지점을 열심히 다녀봤는데 생각보다 별로다.
무언가 한류라는 특별함을 경험할 줄 알았는데 그
저 그렇다. 다음에 다시 와야 할 이유를 떠나기 전
에 찾았으면 좋겠다.
‘현실’만 파는 시대는 지났다. 왜냐하면 최근 한
국의 관광 ‘현실’은 다른 나라의 관광‘현실’에 비해
놀라운 독보성을 갖췄다고 보기에는 미약하기 때문
이다. 그래서 ‘현실’의 범주를 확장해서 해석할 필
요가 있다. 즉 ‘현실을 나이테’로 보는 관점으로,
‘시간’과 ‘공간’ 그리고 ‘스토리텔링’을 중심축으로
‘증강’시키는 것이다. 동궐도와 정동 1900은 좋은
예이다. 국립고궁박물관의 동궐도는 ‘현실’을 증강
하여 춘하추동을 볼 수 있고, 왕위 즉위식과 임금이
고민하는 모습 등도 볼 수 있다. 정동 1900(그림 2)
은 지금은 볼 수 없는 정동의 옛 모습을 볼 수 있
다. 또한 프랑스공사관 지역을 비추면 1905년에 열
#4.
렸던 결혼식 장면도 볼 수 있다[4].
그림 2. 서울역사박물관 특별기획전 '정동 1900'[2]
그림 3. A Day Made of Glass 2: Same Day. Expanded
Corning Vision[3]
그리고 더불어 ‘과거’의 재미도 체감할 수 있도
록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그림 3은 좋은 예
이다. 공룡이 살았던 모습을 재현하여 생생한 경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2.3 보이지 않는 ‘학습의 어려움’을 팔아라!
당구를 입문하는 초심자와 일정 정도의 수준에
오른 중급자 모두 그 이상의 실력을 쌓기가 쉽지
않다. 이것은 당구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학습 대상
에서 발견되는 공통 현상이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의 학습 방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증강현실은
이런 측면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 그
림 4처럼 ‘왜’ 당구공이 들어가지 못하는가를 ‘스스
로’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고, ‘스스로’ 훈련을 할
수 있다. 학습 패러다임에 새로운 도화선을 붙이고
있는 것이다.
직업 훈련 과정에서도 증강현실은 유용하다. 그
림 5처럼 상당한 난이도의 자동차 수리도 이해의
‘증강’으로 접근성을 놀랍도록 향상시킬 수 있다.
자동차의 특정 부위에 접근하면 문제가 있는 지점
3. 증강현실의 UX 방향성 검토 71
을 식별할 수 있고, 조치 방법도 순차적으로 따라할
수 있다.
해야 한다. 특히 자동차 업체가 광고 주체로 등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즈니스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
칠 수 있다.
그림 4. PoolLiveAid: Project Snooker: Real Game
Detection[5]
그림 6. GM과 이스라엘 베잘렐 예술-디자인 대학이 함께
개발한 ‘기회의 창(window of opportunity)’
그림 5. Volvo X-RAY[6]
2.4 소셜커머스와 광고를 지배하라!
자동차와 증강현실의 접목은 비즈니스의 패러다
임을 변화시킬 수 있다. 그림 6의 Spindow 앱은
자동차의 옆 유리창에서 특정 영역을 선택하면 관
련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것은 소셜커머스의
패러다임을 뒤흔들 수 있는 가능성으로 충분하다.
예를 들면, 서행 중에 인근의 주차장이 있는 음식점
을 알고 싶다면, 유리창에서 보이는 특정 지점을 선
택하면 된다. 그러면 소셜커머스 데이터가 로딩 되
고, 그 중에 리뷰와 평가 점수가 가장 좋은 음식점
을 선택한다. 선택 즉시 내비게이션의 목적지가 자
동 전환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자동차 소셜커머스
의 주체를 자동차 업체가 직접 할 수 있다는 점이
다. 그림 6의 Pond 앱은 옆에 있는 자동차의 유리
창을 통해서 데이터 및 메시지를 공유한다. 이것은
자동차 광고의 서막을 알리는 중요한 패러다임이다.
옥외법의 지원이 있으면 곧 열릴 큰 시장으로 간주
자동차와 접목된 증강현실이 시연하는 창조적인
파괴력은 다른 분야와의 성공적인 접목 가능성에
긍정적인 단초를 제시하고 있다.
2.5 제4의 눈을 선점하라!
현재 우리의 눈은 4개다(그림 7). 부모님이 물려
주신 눈과 사회에서 준 안경, 망원경과 현미경 같은
제품 그리고 스마트 안경이 그것이다. 이 중 학습이
나 실행의 노고를 최소화하여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스마트 안경 또는 스마트 렌즈이다. 이런 연유로,
대중화를 보다 더 앞당길 수 있는 중요한 초석으로
작동할 것이다. 특히 NUI(natural UI)의 사상과 특징
을 고루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
다.
그림 7. ‘제4의 눈’ 정의
4. 72 한국정보기술학회지 제 11권 제 2호
그림 8. 스마트 안경의 미래[7]
그림 9. 스마트 안경으로 쇼핑하기[8]
제 4의 눈은 우리가 익숙한 여러 지형을 변화시
킬 것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검색 인터페이스와 질
적 정보량의 차이다.
지금까지의 검색 인터페이스는 ‘Click to search’
의 접근이었다면, 제 4의 눈은 ‘Point to search’의
접근(그림 8)이다. 즉 지금까지는 원하는 검색 결과
를 얻기 위해서 클릭하거나 제스처로 여러 단계를
거쳐야했지만 제4의 눈은 특정 포인트에만 눈으로
접근하면 즉시 검색 결과를 열람할 수 있다.
그리고 맥락 정보량의 질적 차이이다. 사람은 만
족화 원리(satisficing)에 의해서 움직인다. 즉 취할
수 있는 데이터의 한계가 환경의 제약으로부터 결
정되는데 제 4의 눈은 시간과 공간 그리고 사람 등
의 여러 맥락 정보를 자동으로 통합 처리하여 환경
의 제약으로부터 어느 정도는 자유롭고, 보다 더 최
적화된 양질의 데이터를 제공받을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면, 세미나 때 누군가가 다가와 반갑게 인사
를 건네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을 때 참으로 난감
하다. 부랴부랴 명함 교환을 해보지만 무용지물일
수도 있다. 이럴 때 제 4의 눈은 빅데이터를 활용하
여 정보를 파악 및 취합한 후 간략하게 요약 제시
를 할 수 있다.
또 다른 지형의 변화 대상으로, 커머스 분야(그
림 9)를 거론할 수 있다. 제 4의 눈은 원하는 상품
을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또한 상
품의 다양한 정보를 특별한 노력 없이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상품 설명, 칼로리, 소셜평가/
점수, 구매횟수, 만족도, 내 구매이력 등이다. 같은
쇼핑 공간에 있을 때에는 친구의 위치 정보를 알
수 있고, 내가 있는 위치로 인도도 할 수 있다. 만
약 서로 다른 공간에 있다면, 내가 보고 있는 시야
를 공유하여 쇼핑을 원활하게 할 수도 있다. 카트에
제품을 넣으면 실시간으로 계산되고, 필요하면 즉시
결제를 수행할 수 있다.
이 외의 변화 대상으로 습관의 변화로 유발되는
비즈니스 모델과 미디어의 변화이다. 제 4의 눈의
특징 때문에 일상을 동영상으로 기록하는 습관이
생기고, 습관 때문에 폭발적으로 증가한 정보를 시
청하기 위해서 상당 부분의 시간을 소비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다른 미디어 및 디바이스의 활용 시간
이 현저하게 줄어들게 되고, 그 간극만큼 실시간 경
험 거래 마켓의 부상과 과도한 데이터 스모그를 극
복하기 위한 큐레이션이 활성화될 것이다. 또한 제4
의 눈은 자동차의 블랙박스와 유사한 역할에 지능
을 더하여 새로운 ‘사물의 습관’도 형성할 수 있다.
이렇듯 제 4의 눈은 증강현실과 접목되어 새로운
미래를 개척할 가능성이 크므로, 선점하는 것이 필
요하다.
5. 증강현실의 UX 방향성 검토 73
참고문헌
[1] http://youtu.be/Esh1EjgBQaI
[2] http://youtu.be/_JGtFmXdA_4
[3] http://youtu.be/jZkHpNnXLB0
[4]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304
02023002
[5] http://youtu.be/zXHXusO8eGw
[6] http://vimeo.com/43571631
[7] http://youtu.be/13ZQ4LbE2u0
[8] http://youtu.be/xnIoGzur0h4
저자소개
최 병 호 (Billy Choi)
ž
년
2000
년
~ 2004
: Xfiniti Korea Senior Information
Architect, UX Division
년 년
ž
년 년
ž
년 현재
홍익대학교 디자인
박사과정
※ 관심분야 자동차 정보가전
공간 서비스
웹 모바일 사이니지 스마트 미러 등
엔터프라이즈 등의 분야에서 리서치 전략 수립
설계 감성디자인 수행
ž
2005
~ 2009
: ThinkUser Principle Consultant,
HCI Group
2009
~ 2010
2010
~
: BillyHCILab CEO
: InnoUX CEO (
)
:
N-screen(
,
,
, TV,
,
UX
UX
,
,
,
,
),
, 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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