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격조사 ‘이, 가’와 보조사 ‘은, 는’ 한국어회화 2008년 1학기 (최서희)
이/가는 주격조사(앞에 오는 말이 주어라는 것을 나타내 주는 기능)
은/는은 보조사(다양한 위치에서 여러 가지 기능과 의미를 나타낼 수 있음)
ex> ‘나는 밥은 먹었다’라는 문장에서 ‘나는’의 ‘는’은 주어의 위치에 쓰였고, ‘밥은’의 ‘은’은 목적어의
위치에 쓰였다.
1. ‘이/가’는 한 편의 이야기에서 처음 등장하는 대상에 쓰이고 ‘은/는’은 그 다음에 그 대상을 다시 언
급할 때 쓰인다.
ex> ‘옛날에 한 나무꾼이 살았습니다. 그 나무꾼은 어느 날 나무를 팔러 시장에 갔습니다.’
'누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할 때는 이/가를 쓴다.
A:누가 이겼니? B:민호가 이겼어요.
2. ‘은/는’은 같은 종류의 대상을 염두에 두고 그 가운데 특정한 하나의 대상을 언급할 때 쓰인다.
ex> ‘철수가 집에 있다.’: 집에 있는 것이 철수다.
‘철수는 집에 있다’: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은데) 철수는 집에 있다.
3. ‘은/는’은 어떤 대상에 대해 설명하는 문장에 쓰일 때 바로 그 ‘설명의 대상’이 되는 말에 결합한다.
ex1>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다’는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설명하는 문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경
우 설명의 대상인 ‘인간’에 대해 조사 ‘은/는’이 결합한다.
ex2> '민호는 사과를 좋아한다.' '베이징은 중국의 수도이다.' '는' 은 어떤 대상을 설명할 때 주어
뒤에 쓰는 보조사로 쓰였다.
무엇을 규정하고 정의를 내리는 자리에 '는' 을 쓴다. (= ‘는’은 화제를 나타내는 기능을 한다 / ‘는’
은 말하려는 대상을 가리킬 때 쓴다.)
4. 반대로 대화의 초점이 되는 ‘대상’에 대해서는 ‘은/는’ 대신 주로 ‘이/가’가 결합한다.
ex> ‘이 유리를 누가 깼니?’ -- ‘철수가 깼어요.’ (유리를 깬 사람이 바로 ‘철수’임)
(이 경우 ‘이/가’가 붙는 말 앞에는 부사 ‘바로’가 쓰이기도 함)
3 과 4 의 정리 : 주격조사 '가'는 새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을 하고 보조사 '는' 은 옛 정보를 전달
하는 기능을 한다. 정의를 내리거나 규정하는 문장에서 정의하거나 규정하는 단어는 총칭적인
의미로 쓰는 말이고 이 총칭적인 단어에 대해 새로운 정보를 덧붙이는 형식이기 때문에 보조사
'는' 을 써서 화제를 표시한다.
5. 한 문장 안에 다른 문장이 안겨 있는 경우, 안은 문장의 주어(사실은 주제어)에는 ‘은/는’이, 안긴 문
장의 주어에는 ‘이/가’가 결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ex> ‘나는 그가 왔음을 안다’ => 안은 문장의 주어(주제어)에는 조사 ‘는’ 이, 그에 안긴 명사절 ‘그가
왔음’의 주어에는 조사 ‘가’가 결합되어 있음.
6. ‘은/는’ 은 의미를 강조하는 기능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는' 을 쓰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보조
사 '는' 을 써서 강조를 나타낸다.
ex> 아무리 바쁘더라도 식사는 해야지.
놀러 가더라도 멀리는 가지 마라.
그렇게 천천히 걷다가는 지각하겠다.